美中 '1단계 무역합의'…확전 피했지만 관세 불씨

무역戰 발발 18개월 만 서명…"2단계 협상 바로 시작"
美, 對中관세 보류·완화…中 대규모 美제품 구매
지재권 보호·기술이전 강요금지·환율 등 합의
합의 미이행 땐 관세 부활…향후 전면전 불씨 남겨 둬
  • 등록 2020-01-16 오전 5:14:19

    수정 2020-01-16 오전 7:16:23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과 중국이 15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합의에 최종 서명했다. 2018년 7월 미국의 첫 대중(對中)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 약 18개월 만이다. 완벽한 합의는 아니지만, 일단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중이 더는 추가적인 확전을 피한 첫 합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다만, 종전의 대중 관세가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중국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간 철회했던 관세까지 복원하겠다는 게 미국 측의 입장이어서 향후 1단계 합의 이행 과정과 더 까다로운 난제가 얽히고설킨 향후 2단계 합의 과정에서 양국이 또 다른 충돌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

“합의 미이행 땐 언제든 관세 부과”

미·중 양국은 이날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사진 오른쪽)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미국 측 협상단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중국 측 협상단 대표인 류허(왼쪽) 부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1단계 서명식을 열었다. 약 86쪽에 이르는 합의문은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대규모 구매하고, 미국은 애초 계획했던 대중 추가 관세 부과를 철회하는 동시에, 기존 관세 중 일부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낮추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중국은 서비스 379억달러·공산품 777억달러·농산물 320억달러·에너지 524억달러 등 향후 2년간 각 분야에서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대신, 미국은 작년 12월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줄였다.

문제는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모든 관세를 제거할 경우 중국과 협상할 카드가 없어지는 탓에 2단계 협상 종료 때까지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2단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부과한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했다. 즉, 유지되는 관세를 향후 2단계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얘기다. 므누신 장관도 서명식에 앞서 진행한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단계 협상에서 관세 추가철회를 논의하는 것은 중국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아직 풀리지 않은 추가적 이슈들에 대해 합의할 동기를 부여할 것”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언제든지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합의문에 삽입된 분쟁 해결 절차를 보면, 미국은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할 경우 총 90일간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도 분쟁 해결이 불가능하면 다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향후 ‘관세 전면전’이 불거질 불씨를 남겨놓은 셈이다.

중국은 이번 합의를 통해 미 기업들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미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은행·증권·보험 등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 완화는 물론,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 중단 등도 약속했다. 이에 부응해 앞서 미국은 지난 13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에서 제외한 바 있다. 중국은 또 합의 발효 후 30일 내에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이른바 ‘액션플랜’을 미국 측에 제출해야 한다.

사진=AFP
◇2단계 합의 美대선 이후 가능할 듯

2단계 협상은 지체 없이 시작되지만, 합의는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 협상은 곧바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과의 2단계 합의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대선 이후까지 합의하지 않고 기다리길 원한다. 이 경우 우리는 더 좋은 합의를 얻어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단계 합의는 중국의 국영기업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기 위한 법률개정 등 더욱 까다로운 난제가 겹겹이 쌓여 있는 데다, 미국 측이 2단계 협상을 마지막 협상으로 보고 있는 만큼, 1단계 합의 때보다 더욱 길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로선 3단계 협상은 예상하지 않고 있다”며 2단계 협상이 최종 협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대선은 결과에 따라 미 정권을 바꿀 수 있는 만큼, 향후 협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1단계 합의를 높게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매우 좋은 친구인 시 주석에게 감사한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류 부총리가 대독한 친서에서 “미·중 합의는 세계를 위해서 좋다”며 “이번 합의는 양국이 대화를 통해 견해차를 해소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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