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대한항공 기내식 가격이 8000억?…불어난 밸류 미스터리

기내식·면세사업부 9906억원에 매각
기내식 사업부 약 8000억 책정 '관심'
캡티브 매출 1500억원 추가 계상 핵심
지분 재매수때 유리한 옵션 제시 관측
  • 등록 2020-09-08 오전 12:10:00

    수정 2020-09-08 오전 12:1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1조원 가까운 규모에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를 새 주인으로 맞은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부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두고 자본시장이 사뭇 놀라는 분위기다. 당초 매각 대상에 있던 칼호텔네트워크 등의 자산이 빠지면서 최종 매각가에 변동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빗나갔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내식 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된 이후 약 1500억원 가량의 캡티브(계열사 간 내부시장) 매출을 밸류 산정에 추가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PEF의 논리로 봤을 때 경영 정상화 이후 지분 재매수를 원하는 매도자와의 협상을 감안한 조처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4월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 센터 모습(사진=연합뉴스)
한앤코는 지난달 25일 대한항공으로부터 기내식·기판 사업본부를 9906억원에 넘겨받는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이후 한앤코가 신설 법인 ‘한앤코18호 유한회사’를 만들면 해당 사업부문을 넘기고 신설법인 지분 20%를 취득하기로 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최종 매각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알짜사업으로 꼽히는 기내식사업부라고 하지만 예상보다 후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부는 약 1000억원, 기내면세사업부는 1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실적을 기준으로 기내식과 면세사업부에 각각 다른 밸류에이션 기준을 적용했다. 기내면세사업부에는 주가매출비율(PSR) 1배를 적용해 1500억원 수준에 책정을 마쳤다.

변수는 기내식 사업부에 있었다. 대한항공 측은 향후 기내식사업부가 별도 법인으로 분리될 경우 발생하는 캡티브를 1500억원으로 잡고 밸류에 추가시켜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매출 1000억원에 캡티브 1500억원이 더해진 2500억원을 매출로 잡은 뒤 영업이익률(약 30%)에 멀티플 10~11배를 적용해 8000억원 수준에 밸류를 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내식 사업부 8000억원 안팎에 면세사업부 1500억원, 기타 재고자산 400억원 등이 더해져 최종 밸류에이션이 나왔다는 계산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소화하는 기내식 캡티브 물량이 전체 매출의 60%를 넘기는 구조를 협상과정에서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항공 측이 캡티브를 밸류에 포함시키는 정당성을 관철 시키기 위해 최소 15년 이상의 계약기간을 원매자에 보장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매출이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추후의 케파(CAPA·생산능력)를 고스란히 적용할 필요까지 있었느냐는 의구심은 걷히지 않는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각에서는 매각한 주식을 나중에 되살 수 있는 ‘콜옵션’ 등 추가 조항에 대한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원매자가 아무리 의지가 높다 하더라도 매각가를 알아서 더해주는 경우는 없다”며 “경영권을 넘기는 대신 추후 지분을 되사올 수 있는 조건에 합의하고 매각가를 조율하지 않았겠느냐는 전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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