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지난 2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장시간 사투를 벌이느라 힘들고 어려울 텐데, 장기간 파업하는 의사들의 짐까지 떠맡아야 하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우신가”라고 전했다.
이어 “전공의 등 의사들이 떠난 의료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간호사분들을 위로하며 그 헌신과 노고에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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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해 가수 아이유의 팬들은 서둘러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가수 아이유가 아이스 조끼를 기부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언제나 환자 곁을 지키며 꿋꿋이 이겨내고 있는 간호사분들 곁에는 항상 우리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아이유 갤러리는 “대통령께서 아이유의 선행을 높이 사 주신 점에 대해선 황공할 따름이오나, 혹여나 아이유가 간호사분들에게만 기부한 것으로 오해하는 국민이 있을 듯해 이를 바로잡게 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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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이번 SNS 글로 불거진 의사와 간호사의 ‘편 가르기’ 논란에 휘말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 였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집단 진료거부에 나선 상황에서 지난달 27일 대한간호협회가 발표한 성명과 결을 같이 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전공의들이 떠난 진료 현장에 남은 건 간호사들의 근무환경 악화”라며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위기에서 의료 현장을 떠난 것은 윤리적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힘(미래통합당 후신) 등 야권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은 김은혜 대변인의 구두 논평에서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좌표를 찍었다”며 “의사를 향한 대리전을 간호사들에게 명하신 것이냐”고 반문했다. 하태경 의원도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망정 고생하는 간호사들을 부추겨 의사와 대결구도 만들고 있으니 대통령이기를 포기하신 것인가”라고 말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 갈라치기도 모자라 이젠 의사, 간호사도 갈라치기”라며 “참으로 속 보이는 유치한 글, 대통령답지 않은 글”이라고 비난했다.
국민의당도 안혜진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수많은 편 가르기로 나라가 산산조각이 나버린 지금, 이젠 코로나 영웅들까지 은근슬쩍 이간질하려는 태도를 국민은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상 과제는 국민 대통합임을 부디 깨달아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의사들에겐 여러 번”…‘순수한 위로’ 일축
이들은 “열악한 근무, 가중된 근무환경, 감정노동이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며 “게다가 간호사들의 어려움을 줄이는 방법은 간호대 증원, 지역간호사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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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운영위 회의에 참석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의사들에 대해선 지금까지 여러 번 고마움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이 이번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를 통해 간호사에 대한 순수한 위로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의사 파업까지 겹치면서 고강도 업무에 지친 간호사들을 격려하고 싶다는 뜻을 표했다”며 “평소에도 문 대통령은 간호사들의 처우나 근무 환경에 관해 관심을 기울이고 직접 챙겨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간호 인력 확충, 근무환경 개선, 처우 개선 등 간호사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일을 찾아 나서겠다”며 “코로나19 방역 최일선에 있는 공공병원 간호인력 증원 등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신속히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에게 공공병원의 간호사 증원과 근무환경 개선 등의 정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난 1일 행정안전부에서 내년도 국가공무원 증원 계획안을 발표한 가운데 공공병원의 간호사 증원도 추가로 반영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