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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시작된 이후 중소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순위가 100위에 한참 못 미치는 중소건설사에 국한됐던 위기가 이제는 100위 전후 중견사까지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종합건설사의 경우 우석건설(202위), 동원건설산업(38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등이 부도를 맞았다. 우석건설은 충남 지역에서 6위 규모의 건설사로 1200억원대 매출 규모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납부기한인 어음을 결제하지 못했다. 동원건설산업은 매출 500억원대의 경남 지역 18위권 중견 건설사로, 업력만 20년이 넘는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회생절차 돌입은 지방 건설사가 아니라 상위 100대 건설사라는 점에서 업계 내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 ‘엘크루’를 보유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 사업의 주체는 발주자는 시행사다. 이어 건물을 짓는 일은 원도급자(종합건설사)와 하도급자(전문건설업체)가 담당하게 된다. 종합건설사의 폐업 증가는 전문건설업체의 폐업으로 연쇄적으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폐업 신고를 한 전문건설업체는 1546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263건)보다 22.4%가량 늘어난 규모다.
건설업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 물량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 총 6만8865가구 가운데 84.3%인 5만8066가구가 지방에 몰렸다.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자 사모사채로 눈을 돌리는 곳도 나오고 있다. 물론 금리부담은 더 높아져 동부건설의 경우 2년새 발행금리가 두배 수준으로 올라갔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이자부담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신평사 3사는 하반기 건설업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반기에는 태영건설과 한신공영 정도가 등급강등을 당했지만 하반기에는 줄줄이 강등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높다. 현재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건설사만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일성건설, 벽산엔지니어링 등 네 곳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하반기 이후에는 BBB급 건설사뿐만 아니라 A급 건설사 중에서도 최근 업황 저하에 대한 대응 수준에 따라서 등급조정 범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