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30년 지나도 여전한 사이코패스”

전문가들, 이춘재 법정 증언·태도 분석
“타인 고통 못느끼는 전형적 사이코패스”
  • 등록 2020-11-04 오전 8:54:07

    수정 2020-11-04 오전 8:54:07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57)의 법정 진술을 놓고 범죄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춘재 고교시절 사진. (사진=연합뉴스)
이춘재는 지난 2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4건의 연쇄살인과 34건의 성범죄 등 기존 경찰 조사과정에서 밝혀진 범행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증언했다.

이춘재는 자신의 범행에 대해 “그냥 가 보면 그런 상황이 벌어져 있는 것이고, 계획하고 준비 있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장소에서도 살인강도 사건을 했다”며 담담한 태도로 증언했다. 살인 동기에 대해서는 “생각 없이 한 것”이라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또 이춘재는 범행 당시 제대로 된 경찰 조사를 받아본 적 없다며 “보여주기식 수사를 한 것 같다”고 경찰을 조롱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춘재의 발언 내용, 법정에서 보인 태도 등에 대해 ‘공감능력을 상실하고 타인의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지난 3일 뉴스1과 인터뷰를 통해 “이춘재는 노회한 사이코패스”라며 “(범행을) 계획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당시 사건 현장 사진에서 드러난, 시신에 저질러진 갖은 난행을 우발적으로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사건 현장에 드러난 모습이 당시 이춘재의 진실이다”라며 “죽어가는 피해자에 대해선 일말의 연민도 갖지 않은 채 본인의 성적 환상을 충족하기 위한 일련의 행위를 했다”고 분석했다.

이춘재의 담담한 증언 태도에 대해서는 “심리적으로는 안정돼 있는 것 같고, 더는 추락할 곳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인식하고 이번 법정 증언을 충분히 마지막 변명을 늘어놓을 기회라 여기고 진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도 이춘재를 일반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로 봤다.

‘국내 1호 프로파일러’ 권일용 동국대 경찰사법대학원 겸임교수는 뉴스1에 “이춘재는 자기 행위를 통해 다른 사람이 충격받고 놀라는 걸 보고 충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춘재는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범행으로 욕망을 채우는 걸 넘어서서 그것을 발견하고 충격받는 사회를 보며 조롱하는 감정을 가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이춘재가 경찰의 부실수사를 들추는 증언에 대해선 “경찰이 수사단계에서 자꾸 헛발질하고 자신을 추적하지 못한 일에 굉장히 자존감이 올라간 것 같다”며 “발언 내용을 보면 범행 후 30년이 지난 지금도 그런 심리가 변하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에서 박모(당시 13세) 양이 자택에서 성폭행당하고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인근 농기구 공장에서 근무하던 윤성여(53) 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자백을 받아냈다. 그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경찰의 강압수사에 의한 허위자백이었다고 항소했지만,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결국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씨는 지난 2009년 8월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후 이춘재가 범행을 자백했고, 8차 사건 역시 이춘재가 저지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씨는 박준영 변호사와 법무법인 다산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1월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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