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이같이 토로했던 경남 통영해양경찰서 A(34)경장은 지난 2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6일에는 인천경찰청 30대 경찰관 B씨도 동료를 원망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난 2일에는 안성교육청 공무원 C씨가 “내가 죽으면 갑질과 집단 괴롭힘 때문이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7월에는 대전시 9급 공무원 D씨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군대보다 직원 취급도 안 해준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안정된 직장에 다니는 이른바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로자도 ‘갑질’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정부의 공공부문 갑질근절 종합대책에도 조직 특유의 수직·권위적 특성 탓에 “신고해도 제대로 조사할까”라는 분위기가 조직 내 팽배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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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8년 7월 갑질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 타파에 엄포를 놓았지만, 이러한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해야 할 공직사회에서조차 갑질사태를 피할 수 없었던 셈이다. 올 1~9월까지 직장갑질119에 공공기관 갑질제보는 174건으로 전체 신고(1694건) 중 10% 이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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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공공기관에 다니는 E씨는 “상사가 지속적인 언어폭력과 숱한 개인 심부름을 시키고 한밤중에 협박성 전화를 해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며 “사측에서 선임한 노무사가 부실하게 조사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직장상사가 허리를 감싸고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공무원 F씨는 “피해자가 여럿인데 고충처리부서 책임자가 가해자와 매우 가까운 사이라서 고충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을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공직사회에선 갑질신고 후 ‘보복’이 끊이지 않고 있어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는 G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 후 무기계약직이 되지만 입사 후 성희롱과 갑질, 부당한 지시를 참다못해 신고한 결과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노동위원회에서 징계가 부당하다는 것을 인정받았지만, 왕따는 계속되고 있다”며 “우울증과 공황장애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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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직장갑질이 반복해서 발생한 부처와 공기업에 대해서는 특별감사와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등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공직사회 조직문화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오진호 직장갑질119 집행위원장은 “실태조사와 예방교육을 통해 갑질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직장갑질 반복 발생 사업장에 대해 특별조사를 통해 갑질의 실태를 파악하고, 강력한 조처를 한다면 공공부문에서 직장갑질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