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슬의 글로벌Pick]총알 떨어진 중앙은행, 다음 카드는?

27일 일본은행 28~29일 美연준 30일 ECB 회의 열려
양적완화·질적완화·수익률곡선 관리 등 다양한 대책
  • 등록 2020-04-26 오후 3:18:19

    수정 2020-04-26 오후 3:18:19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이 3월 3일 열린 긴급 금리인하 조치를 내린 후 기자회견을 하러 가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번 주에는 일본·미국·유럽의 중앙은행이 잇달아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를 엽니다.

코로나19가 서구로 본격적으로 퍼진 3월 이래 이들 국가는 이번 사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적극적인 대책을 쏟아냈는데요, 그 선봉장은 단연 미국이었습니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은행(Fed·연준)은 3월 한 달 만에 긴급회의를 3번이나 열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인하하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사했습니다. 특히 매입 대상으로 회사채, 특히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회사채까지 매입하겠다고 나서면서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을 빠르게 다독였죠.

이미 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선 조치를 했다고 평가받는 만큼 당장 이번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미국 금융시장이 상당히 안정된 상황에서 연준은 조금씩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연준의 총자산은 6조 6000억달러, 우리 돈으로 8147조달러로 사상 최대입니다. 불과 두 달만에 2조 달러 넘게 불어났죠.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추가적인 카드를 내놓기보다는 지금까지 내놓은 대책이 어떻게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준의장이 3월 3일 열린 긴급 금리인하 조치를 내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제공]
그렇다고 해서 이번 FOMC가 중요하지 않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29일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이 나오는데요. 현재 시장은미국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3.7%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적표와 파월 의장의 경기판단, 그리고 어느 정도 경기부양을 가지고 있는 지에 따라 시장은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시장에서 예측하고 있는 연준의 추가 조치로서는 수익률곡선 관리가 유력하게 나오는데요. 이는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 금리에 일정한 목표를 설정하고 실제 금리가 국채를 매입하거나 매도해 목표치를 벗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지금 미국은 어마어마하게 재정정책을 쏟아붓고 있지요? 미국은 지난 24일 4840억달러 규모의 4차 경기부양책을 통과시켰는데요. 이 예산만 우리나라 1년 본예산을 넘어섭니다. 지금까지 연준이 내놓은 총 부양책을 합하면 3조달러, 우리 돈 3700조원에 육박합니다.

이런 대책을 내놓고서도 현재 미국에서는 이 역시 부족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습니다. 4차 경기부양책이 통과한 날, 미국 의회에서는 설전이 벌어졌는데요. 바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파탄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가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었죠. 여기에 경기 침체가 예견된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다시 부양시킬 강력한 투자 역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지요.

문제는 그 돈을 어디서 구하느냐입니다.

미국 정부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한데 워낙 어마어마한 채권이 발행되는 만큼 미국 국채금리가 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같은 사태를 막고 더욱 강력한 부양책을 쓰기 위한 총알을 장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미리 장기채 금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아이디어 중 하나가 중앙은행이 장기채 금리를 직접 관리하는 것이지요.

이 방법은 미국 정부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대규모 경기부양이 필요할 때 사용했던 정책이기도 합니다. 정부의 부채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요. 일본은 2016년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후 현재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4월 24일 독일 유럽중앙은행(ECB) 본사 앞 대형 유로 조형물[사진=AFP제공]
ECB 역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유기적인 대응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발 빠르게 나서고 있습니다. ECB는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은행 대출 담보기준을 투자적격등급 채권에서 투기등급 채권으로 한시적으로 낮춘다고 밝혔습니다.

30일 통화정책회의가 있는데도 긴급회의까지 열면서 기준을 완화한 것은 24일 이탈리아 신용등급 평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는 이미 이전부터 부채 수준이 상당한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로 또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해지면서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죠.

신용등급 강등은 담보가치의 하락을 말합니다. 즉, 이탈리아 국채, 이탈리아 기업들의 회사채 등을 보유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흔들리며 유럽 전역의 금융위기로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죠. ECB가 긴급회의까지 열며 기준을 완화한 배경입니다. 다행히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현 수준인 BBB로 유지하면서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30일 회의에서는 지난 3월에 이어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하거나 기업 지원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10월 31일 일본 도쿄 일본은행에서 쿠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FP제공]
미국·유럽에 앞서 가장 먼저 통화정책회의를 여는 나라는 일본입니다. 일본은행은 27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여는데요, 본래 일본은 미국처럼 이틀간 회의를 열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감염 방지를 위해 이번에는 하루로 줄였습니다.

사실 장기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쓰고 중앙은행이 주식까지 매입하는 일본이야말로 그 누구보다 카드가 적다고 평가받는데요, 그에 반해 일본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 23일 일본정부는 4월 월례 경제보고에서 3월 경제현황에 대해 “급속히 악화하고 있으며 극히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을 내렸죠. 일본 정부가 “악화‘라는 표현을 쓴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래 11년 4개월 만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했다는 평가를 받는 유럽 등과 달리 일본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지요.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현재 80조엔인 국채 매입규모를 무제한으로 늘릴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의 선언인 셈입니다. 또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 범위를 늘릴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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