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경북 김천의 한 노인보호센터에서 직원들이 80대 치매 할머니를 폭행한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가 공개됐다.
13일 JTBC에 따르면 지난달 노인보호센터의 다수 관계자들은 80대 할머니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
| 경북 김천의 한 노인보호센터 직원들이 80대 치매 노인을 학대하는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사진=JT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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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공개된 CCTV 영상엔 직원 두 명이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무릎을 눌러 억지로 주저앉히는 등 폭행 정황이 드러났다. 할머니가 팔을 들고 저항했지만 관계자들은 오히려 할머니의 손발을 잡고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 쳤다.
해당 사건은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피해를 입은 할머니의 손주가 글을 올리며 처음 알려지게 됐다.
작성자 A씨는 “80대에 치매 4급, 체중 42㎏ 정도로 힘없고 왜소한 할머니를 센터 원장과 요양보호사 등 총 3명이 방안에 가둬놓고 집단으로 폭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상해 흔적이 남은 할머니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해당 사건은 지난달 12월 29일 발생했다. 가족들은 센터 관계자에 연락을 받은 후 곧바로 시설을 방문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미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이송된 상태였고, A씨는 “할머니는 우측 갈비뼈 3개가 골절되는 등 6주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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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시설 직원이 할머니에게 뺨을 맞았다고 들어 오히려 가족들이 할머니의 난폭한 행동 탓에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사과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센터 측 주장과 달리 할머니의 몸엔 멍과 상처가 가득했고, 경찰에 신고한 후 CCTV를 본 가족들은 끔찍한 현장 상황을 목격하고 말았다.
한편 경북 김천경찰서는 전날 김천 주간보호센터 원장 B씨와 직원 등 5명을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12일 구속됐으며, 나머지 직원 4명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쯤 센터 직원들이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