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국숫집이 과거 무전취식 후 도망치는 노숙자에게 온정을 베푼 곳이었던 사연이 알려져 화제를 더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근 국수집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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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이날 정오께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근처에서 40년 가까이 운영해온 ‘옛집 국수’를 방문해 5000원짜리 잔치국수와 3000원짜리 김밥 등을 먹었다. 이 자리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강인선 대변인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오픈한 이 가게는 구수한 멸치 육수를 연탄불로 끓여내는 방식으로 유명하며 tvN ‘수요미식회’ 등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다.
그런데 이곳은 20여 년 전 IMF 외환위기 직후 언론에 알려지며 유명세를 탄 바 있다.
| (사진=tvN ‘수요미식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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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보도에 따르면 1998년 노숙자로 추정되는 남루한 옷차림의 한 남성이 식당으로 들어왔다. 가게주인 배혜자 할머니는 2000원짜리 온국수 한 그릇을 말아줬고, 급하게 한 그릇을 해치운 그에게 배 할머니는 한 그릇을 더 내줬다.
허겁지겁 두 그릇을 모두 비운 이 남성은 곧바로 가게 밖으로 뛰쳐나갔고, 이 모습을 본 배 할머니는 “그냥 가, 뛰지말어. 다쳐요”라고 외쳤다.
이후 10년 뒤 방송을 통해 국숫집이 알려지자 해당 남성은 제작진에게 배 할머니에 대해 감사 편지를 보냈다.
| (사진=tvN ‘수요미식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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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남성은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잃고 가족도 잃은 상황이었다. 그는 용산역 앞을 배회하며 식당에 끼니를 구걸했지만, 찾아가는 식당마다 내쫓자 기름을 뿌려 불을 지르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남성이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배 할머니의 국숫집이었다. 그는 배 할머니에게 “주인 할머니는 세상을 원망하던 나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준 분”이라고 했다.
이 사연으로 식당이 더 유명세를 타자 배 할머니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고픈 사람에게 국수 몇 그릇 말아준 것 가지고 과분한 찬사를 받았다”며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