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뒤인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공급망’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발표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극자외선(EUV)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을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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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로이터 통신은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새벽 미국 자동차·산업계 경영진과 반도체 부족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했다. 회의는 참석자 일정에 맞춰 두 차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인텔 등 반도체 업체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주요 자동차 회사가 포함됐다. 구글, 아마존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도 참여했다.
미국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해결과 자국 공급망 점검을 위한 회의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미국 내 투자 압박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는 기존 미국 투자 계획에 수십조원을 추가 투자해 3나노 최첨단 반도체공장을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잇따라 투자 규모를 늘리며 미국의 요청에 적극 화답하고 있다.
미국의 1·2차 반도체 회의에 모두 참석한 삼성전자도 곧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반도체 회의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관련 의제가 다뤄질 것이라는 예상되는 만큼, 삼성의 투자 계획 발표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4대 그룹이 비공식 경제사절단 형태로 방미길에 올랐으며 삼성에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이 포함됐다.
“오스틴에 5나노 EUV 파운드리 라인 구축”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의 최종 투자처가 오스틴으로 결정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오스틴 공장 증설을 확정하고 이르면 올 3분기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전문 매체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오스틴에 5나노 EUV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삼성전자가 해외에 5나노 공정의 초미세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는 건 처음이다. 기존 미국 오스틴 공장은 현재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이 주력이다. 이번 투자로 첨단 공정라인을 구축하게 되면 애플·퀄컴 등 미국 내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업계 예상처럼 20조원 투자를 확정하면, 이는 삼성의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중국 시안1공장에 180억 달러(약 12조원), 2017년 시안2공장에 70억 달러(약 8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국내에선 평택 P1, P2공장에 각각 3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국 투자 계획과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