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너무 힘들었어”…숨진 코스트코 직원 마지막 말

  • 등록 2023-07-31 오후 12:27:46

    수정 2023-07-31 오후 1:16:12

[이데일리 이준혁 기자] 폭염 속에서 쇼핑카트 관리 업무를 하다 온열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코스트코 직원 김동호(29)씨가 숨지기 이틀 전 어머니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한 사실이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앞서 김동호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7시쯤 마트 주차장에서 업무를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시간여 뒤 ‘폐색전증 및 온열에 의한 과도한 탈수’로 인해 사망했다.

지난달 19일 코스트코 하남지점에서 근무중 온열진환으로 사망한 고(故) 김동호씨. (사진=SBS 갈무리)
고인의 아버지 김길성씨는 3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아들이 6월 17일 토요일 집으로 오자마자 대자로 눕더니 엄마한테 ‘나 오늘 4만 3000보나 걸었다’며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이 평소 격무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렸다며 “그날 12시에 출근해서 1시간 연장근무까지 하면서 밤 10시에 일을 끝냈는데 10시까지 4만 3000보, 26㎞를 무거운 철책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작업했더라”고 속상한 마음을 내비쳤다.

해당 코스트코 근무환경 관련해서는 “냉풍기는 돌아가다 안 돌아가다 하는 걸로 알고 있으며, 공기순환장치는 제가 두 번 방문했는데 그 전보다는 크게 틀어놨지만 계속 틀어놓는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며 근무자들이 더위를 식힐 여건이 마땅치 않다고 지적했다.

코스트코 대표와 간부가 빈소에서 ‘병 있는데 숨기고 입사했지’라고 막말한 점에 대해서는 “조문을 마치고 난 다음에 대표이사가 직원들 앞에 가서 ‘원래 병 있지 병 있지’하고 막말을 퍼부었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측이 처음에 병사로 몰고 가기 위해 장례를 치르고 난 다음에 ‘고혈압·지병이 있었다’ ‘자살했다’ ‘합의봤다’ 등의 소문이 돌아 저희는 이 부분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직원 두 명이 노동청 조사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을 때 사측 변호사가 대동해 진술을 자세하게 못했다라는 말을 다른 직원한테 전해 들었다”며 “이는 입막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아울러 “직원들이 선임계를 동의 안 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측에서 임의대로 직원 두 명의 이름을 기재하고 선임계를 제출했다더라. 이는 범죄행위”라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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