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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에서 먼저 조문을 하고 있던 유가족들은 국조특위를 향해 “국정조사 진실규명! 내 자식 돌려내!”라고 외쳤다. 희생자 박모씨의 어머니는 특위위원들이 조문을 하는 가운데 딸의 사진을 바라보며 “엄마가 도움을 못 줘서 미안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조문을 마친 여야 특위 위원들은 참사가 발생한 해밀톤 호텔 옆 골목 현장으로 이동했다. 3m~4m 폭의 좁은 골목에서 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을 골목에 들어서서 “지금부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라 이태원 참사 현장에 대한 조사를 개시하겠다”고 선포했다.
이어 우 위원장은 “얼마나 고통스럽게 얼마나 아프게 유명을 달리했을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며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서 왜 이런 사고를 미연에 막지 못했는지 그 책임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명확히 따지겠다”고 말했다.
특위 위원들은 골목의 사건 지점 발생을 조목조목 살피며 소방과 경찰당국의 설명을 들었다. 특위 위원들은 △출동 시점 △상급자 보고 시점 △병력 배치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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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당일 교통기동대도 배치되기로 했다. 오후 9시 30분 배치 후 교통기동대가 제 역할만 했어도 상당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관계자가 20명의 교통기동대 중 이태원역 네 개의 출구에 각 2명씩 총 8명이 배치됐지만 나머지 12명이 어디에 있었는지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자 우 위원장은 “지휘관이 어떻게 어느 병력이 어디에 배치됐는지 모르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진선미 민주당 의원은 “당시 정복을 입은 두 명의 경찰만이라도 참사 골목의 위 아래를 지키며 관리만했어도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사람이 밀려드는 상황에서 갑자기 교통 통제를 한다고 경찰이 인도로 사람들을 밀어버렸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이태원 파출소에는 특위 위원들과 전문가만 입장하자 밖에서 대기하던 유족들은 들여보내달라고 항의를 했다. 한 유족은 파출소 문을 두들기며 “똑바로 조사하려면 문을 열어달라. 조사 과정을 봐야겠다. 여기서 죽겠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유족은 “지금 와서 진실 규명? 웃기는 거 아닌가”라며 “지금까지 유족들 지금까지 장례를 치르느라고 정신없어 이제 한 달 넘으니까 겨우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두 번씩 죽였다”고 호소했다.
이어 “왜 미안한 행동을 해놓고 미안하다는 말을 안 하나. 여당, 야당 다 싫다. 진실 규명을 해줘야 한다”며 “오늘 보니 경찰이 많다. 그런데 왜 그날은 아이들이 살려달라 아우성치고 했는데 없었나”라고 힐난했다.
이에 우 위원장은 “오늘이 시작”이라며 “항상 이런 일이 있으면 숨기려는 세력이 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 파헤치고 여러분이 알고 싶은 진실을 알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라 강조했다. 특위는 오후에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청도 찾아 현장 조사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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