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최근 ‘중국 설’ 표기 문제를 지적했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에게 ‘악플 테러’를 당한 사실을 알렸다.
|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사진=서 교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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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교수는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오전 내내 수천 개의 중국 누리꾼 계정을 차단했다. 디엠(DM·다이렉트 메시지)까지 합치면 약 1만여 개는 될듯싶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론 댓글과 디엠들을 다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중국 문화와 역사를 헤치는 원흉이 바로 저라고 한다”라며 “‘중국 설’이 아닌 ‘음력설’ 표기를 해야 한다고 해서 전 세계를 시끄럽게 만든 것도 저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또 “김치 및 한복의 기원은 중국인데 한국 전통문화라고 전 세계에 떠드는 것도 저라면서 자신들의 가장 큰 주적이 바로 저라고 하니 참 애처로울 따름”이라며 “아무튼 저의 꾸준한 활동이 중국 측에서는 많이 두려운가 보다. 이렇게 인정까지 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했다.
|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서 교수를 향해 악성 댓글을 남겼다. (사진=서 교수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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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근데 정말로 사람이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인데 금도를 넘는 중국 누리꾼들이 참 많았다”라며 “‘너희 엄마랑 잠자리를 할 수 있을까?’ ‘너희 딸 가만두지 않겠다’ 등 아무리 자신들 입장에서 제가 미워도 가족을 건드리는 건 짐승만도 못한 짓이라 생각된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아무쪼록 이 글을 읽고 있는 중국 누리꾼들 또한 이 글을 중국어로 번역하여 중국 SNS에 뿌리는 중국 누리꾼들, 부디 정신 좀 차리시라”며 “저는 중국의 역사 및 문화 왜곡에 맞서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교수는 지난 19일 설 연휴를 앞두고 전 세계 곳곳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중국 설’ 표기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며 “음력설은 중국만의 명절이 아니다”라고 바로잡은 바 있다.
| (사진=영국박물관 공식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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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음력설은 한국, 베트남, 필리핀 등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이 기념하는 명절이기에 ‘Lunar New Year’로 바꾸는 것이 맞다”라며 “아시아권의 보편적인 문화를 중국만의 문화인 양 전 세계에 소개되는 것은 반드시 바로 잡아야만 한다”라고 꼬집었다.
다만 영국 대영박물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공식 트위터 계정에 음력 새해를 맞아 ‘한국의 음력설’을 기념하는 행사 홍보 게시글을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댓글 공격을 받자 22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하고 중국 청나라 여성의 그림을 올리며 ‘Chinese New Year(중국 설)’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와 관련해 서 교수는 “중국 누리꾼들의 무차별적인 공격에 영국박물관이 항복한 셈”이라며 “세계적인 박물관이라면 지금 당장의 논란을 피하기 위한 회피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인 처사를 했어야 했는데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솔직히 부끄러운 조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