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선택 27세 공무원, 카톡엔 "일주일 계속 일해, 이게 뭐냐"

유족, 전주시장 고발 "강요·직무 유기·명예훼손 혐의"
  • 등록 2022-02-17 오후 3:41:59

    수정 2022-02-17 오후 3:41:59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임용된 지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전북 전주시 공무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긴 가운데, 주말 방역 업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무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올해 1월 12일부터 전주시청으로 출근했던 9급 공무원 A(27·여)씨는 주말이었던 지난 12일과 13일 연이어 근무했다.

하지만 해당 주간 ‘보건소 인력지원 대상자 명단’엔 A씨의 이름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이미지투데이)
전주시 직원들은 과마다 일주일씩 전주시 보건소로 파견되며 코로나19 관련 역학 조사 업무를 맡는다. A씨 담당 부서에선 팀장인 6급과 7급, 8급, 9급 각 1명씩 4명이 1개조로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 업무가 배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한 직원들은 대상자 4명을 포함한 해당 과 전체였고, 숨진 A씨만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연속 근무를 맡았다. 대다수는 평일만 하거나 평일과 주말 근무를 합했다.

또 A씨는 시보로서, 정식 공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적격성을 판정받기 위해 거치게 되는 시험 기간 중의 공무원 신분이었다.

A씨는 생전 친구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근무 일정의 부당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내일도 역학조사 나오라고 했는데 도저히 안될 거 같았다”, “팀장한테 말했더니 자기 내일 국장 만나러 가야 된다고 안된다더라”, “토일 역조 나가”, “일주일 계속 일하는 거다. 이게 뭐냐”, “옆팀 팀장이 ‘그러다 쓰러진다’고 우리 팀 팀장한테 말했다”고 말하며 과중된 업무의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총무과 관계자는 “지난 주간 해당 과의 보건소 인력지원 대상자 명단에는 A씨가 없는 것은 맞다”며 “아마 자체적으로 사무실 직원 17명에 대해 근무표를 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경 전주시 덕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의 휴대전화엔 “엄마, 아빠, 동생아 미안해 나 진짜 못 버티겠어”라는 글로 시작된 유서가 담겨 있었다.

그는 “온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 직장 그만두는 것보다 그냥 혼자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고 호소하며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속도 쓰리고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 나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라는 말만 남긴 채 가족 곁을 떠났다.

억울함을 호소한 A씨의 유족은 “김승수 전주 시장 등을 강요, 직무 유기,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며 전날 전주완산경찰서에 고발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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