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위기 피해 한국 등 아시아로 눈돌리는 투자자들

지난주 韓채권에 유입된 해외자금 8개월만에 최대
인니·태국·인도도 인기…美국채 변동성 확대 영향
"견고한 통화가치·경제 펀더멘탈에 피난처 급부상"
  • 등록 2023-03-23 오후 5:51:20

    수정 2023-03-23 오후 5:51:20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국 채권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은행권 위기 심화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사진=AFP)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아시아 개발도상국 채권 수익률은 1.4% 상승해 대다수 글로벌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채권이 1%, 라틴아메리카 채권이 2% 가량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채권에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자금을 쏟아부었다. 인도네시아 채권에 대한 해외 자금 유입은 올해 1월 이후 가장 많았으며, 이 기간 동안 (해외 투자자들은) 태국과 인도 채권도 매입했다”며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아시아 채권의 매력이 더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투자 흐름이다. 은행권 위기로 미국 국채 10년물의 변동성이 확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싱가포르 메이뱅크증권의 채권 리서치 책임자인 윈슨 푼은 “아시아 신흥국 채권은 현 시점에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더 잘 보호되기 때문에 일시적인 피난처를 제공한다. 은행 위기가 악화하고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지 않는 한 아시아는 신용위험 증가에 따른 충격으로부터 더 잘 보호된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아시아 신흥국 경제의 5년 평균 부채 보호 비용은 약 82bp(1bp=0.01%포인트)로 전세계 개발도상국 평균 139bp를 크게 하회한다고 부연했다.

아시아 신흥국 통화가치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다,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징후가 포착되는 등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해외 채권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워줬다는 진단이다. 지난주 한국 원화, 태국 바트, 대만 달러는 23개 신흥국 통화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한국, 필리핀, 태국, 중국, 싱가포르 등의 2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전문가 추정치보다 낮아 물가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의 평균 인플레이션은 중남미, 유럽 중부, 중동 및 아프리카보다 낮다”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폐기로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세가 전 세계 신흥국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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