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리더십’ 이준석, 난관 봉착…재난지원금發 리더십 삐끗(종합)

사전협의 없어 내부 반발…100분만에 번복
‘0선·30대’ 리스크 부각…“추경, 원내업무”
제1야당 대표 발언 무게감·디테일 부족 지적
“여가부·통일부 폐지론도 신중해야”
  • 등록 2021-07-13 오후 4:30:45

    수정 2021-07-13 오후 9:05:01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한 달 만에 난관에 봉착했다. 정계의 혁신과 세대교체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으며 ‘이준석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지만,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건으로 인해 당대표 리더십에 적잖은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취재진을 만나 전날 양당 대표 회동 관련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李 “정부·여당 합의 못할시 재난지원금 재검토”

이 대표는 전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2차 추경을 통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

하지만 당 안팎의 반발에 직면하게 되자 100분 만에 번복하며 한발 물러섰다. 피해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당의 주장이 수용된 것을 전제로 전국민 지급 가능성을 열어둔 합의였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 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관련 질의응답 자리를 갖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송 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정부 안에 따르면 80% 정도 선별 지원도 소비진작용으로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선별비용 등이 문제될 수 있으니 전국민 지원으로 가는 건 어떠냐 했다”며 “만약 그런 부분이 방식에 대한 문제라면 80%, 100%의 차이가 크지 않다 본다.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단 식으로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또 “송 대표에게 정부·여당안이 3조9000억원보다 훨씬 늘려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송 대표가 동의해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는 쪽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찬 후 당내 합의도 거쳤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의 지원 확대를 명시적으로 민주당이 정부와 합의하지 못한다면 양해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추경 협상을 주도하는 원내지도부와의 사전 조율 없이 1시간 15분 동안 이뤄진 회동만으로 총 33조원 규모의 추경을 손질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만만찮다.

이번 사태를 두고 30대, 0선의 리스크가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정치 경력도 10년을 넘지만, 5선 중진인 송 대표의 ‘기습 제안’ 수에 이 대표가 쉽게 말려들어 갔다는 것이다. 또 당무와 원내 업무에 대한 인식 부족도 드러났는 지적도 나온다

원희룡 “실망스럽다” … 김태흠 “월권행위 자제해야”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실망스럽다”며 “그동안 전국민대상으로소비진작 목적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일이 아니라 그 돈은 자영업자의 생존자금으로 지금되어야 한다고 본인이 주장한 의미를 이 대표가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무엇보다 당내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그는 젊은 당대표의 새로운 정치를 기대한 수많은 이들의 신뢰를 배반했다”고 이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당내 중진인 김태흠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원외 당 대표로서 국회의 권한인 추경 편성까지 당내 의견 수렴 없이 합의하는 월권행위를 자제해야 한다”면서 “아직도 정치평론가, 패널처럼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언급하면 당이 곤란해진다. 진중하게 행동하시길 당부드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에 불거진 내부반발이 단순히 ‘재난지원금’에 한정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토론 배틀로 당 대변인단을 선출하는 등 파격적 시도와 헌정사 첫 30대 당수라는 신선함으로 당 지지율을 견인했지만, 제1야당 대표의 발언이 갖는 무게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당내 불만이 내재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전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해 ‘잔인함’(cruelty)이라는 단어를 쓰는가 하면, 중국대사 면전에서도 홍콩 문제 등을 거론하며 우려를 전달한 것을 두고도 우려의 시선이 나왔다. 아울러 이 대표가 선제적으로 띄운 여성가족부·통일부 폐지론도 디테일과 신중함이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가 얘기하는 내용이야 다 훌륭한지만, 집권해서 다시 이야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여가부 폐지도 여성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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