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강남아파트 매매가가 4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서울시의 여의도 개발계획 발표를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 개발계획이 나오게 되면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이 될까 우려해서다.
|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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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국토부와 서울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시에 10월 발표하기로 알려진 여의도지구단위계획을 ‘조합원지위양도금지안’이 담긴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법률안의 국회통과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원지위양도금지안은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는 시점을 지금보다 빨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비사업 투기수요를 차단하면서 주택공급의 속도를 내기 위해 추진한 규제안이다. 당초 시와 국토부는 9월 내 개정안을 통과시키고 하반기 정비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지만 여태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국회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 이후 11월께나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자칫하면 여의도지구단위계획 발표가 11월 이후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토부의 이번 요청은 지난 2일(계약일 기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가 신고가인 42억원에 거래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당장 여의도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나온다. 이미 주민간담회를 통해 진통 끝에 시가 만든 것인데 발표가 늦어지면 또 다른 잡음이 생겨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서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한 주민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인 여의도는 집값 상승세가 잠잠한데 규제지역도 아닌 반포동에서 신고가가 나왔다고 여의도지구단위계획 공람공고를 미루면 결국 피해는 여의도 주민만 보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