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부터 주식·비트코인까지 '에브리싱 랠리'…거품 붕괴 우려

목재 올들어 57.2% 급등…주요국 증시 고공행진 지속
암호화폐까지 폭등세…WSJ "광란의 20년대 연상"
“경기 안좋은데도 모든 자산 다올라…과거와 다르다”
美연준·정부 쌍끌이 돈풀기 효과…거품 붕괴 경고음 확산
  • 등록 2021-04-27 오전 12:00:00

    수정 2021-04-27 오전 12:00:00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글로벌 자산 시장이 거품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새로운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주택 건축 자재부터 주식과 비트코인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자산 가격이 한꺼번에 치솟는, 매우 드문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베테랑 투자자들조차 거품 상황을 우려하고 있으며, 많은 투자자들이 대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좋은데도 에브리싱 랠리…과거와 다르다”

최근 미국 주택 매매 건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06년 이후 최다 수준으로 치솟았고, 이에 따라 목재 가격도 덩달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기준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목재 근월물은 1000보드피트(bf)당 1372.50달러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목재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57.2% 급등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미국에서 프랑스, 호주 등에 이르기까지 주요국 주가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및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각각 23번, 21번 기록을 갈아치웠다.

자산가격 상승세는 전통적인 금융시장을 넘어 암호화폐 시장으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6만달러를 돌파했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도지코인까지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외에도 벤처캐피털 업계에선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이 요구하는 금액의 5배를 제공하겠다며 선뜻 나서고 있으며, 모든 스타트업의 평균 기업가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올해 1분기 미국 스타트업은 사상 최대 규모인 69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각종 자산가격이나 주가지수 외에도 다양한 지표에서 시장이 얼마나 과열 상태인지가 확인된다. S&P 500의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최근 20년새 가장 높은 37.6으로 역대 최고였던 1999년 12월 44.2에 근접했다.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도 현재 26배에 달한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테슬라의 PER은 무려 1130배나 되고, 엔비디아는 8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WSJ는 “다양한 자산 시장이 동시에 들썩이는 것은 100년 전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 기술주 고평가 현상은 20여년 전 ‘닷컴버블’ 때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자산관리회사 그랜섬, 메이요&반 오털루의 공동설립자겸 최고투자전략가인 제레미 그랜섬은 “지금 상황은 이전 우리가 겪은 어떤 버블과도 다르다”며 “과거의 모든 거품 사례들은 경제 상황이 거의 완벽해 보일 때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가 다소 어려운 상황에서 시장이 급상승했다”고 진단했다. 그랜섬은 과거 1980년대 일본 자산버블 붕괴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주택시장 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美연준·정부 돈풀기 효과…시장선 거품 붕괴 경고음 확산

반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미 정부가 경기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자산시장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과거 호황기에 발생한 거품은 연준이 금리를 올려 터트렸지만, 현재 연준은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와 관련해 WSJ은 연준은 아예 ‘저금리가 자산 거품을 키운다’는 개념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에 더해 미 의회와 조 바이든 행정부와 경기부양책을 통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지원금을 풀고 있다.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휘청거렸던 대형 기술주가 예년에 비해 밸류에이션이 낮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넷플릭스의 PER은 현재 62배 수준인데, 이는 10년간 평균치인 195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아마존 PER은 79배로 5년 평균인 175배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비관론자들은 미 연준과 정부·의회의 막대한 돈풀기 때문에 거품이 유지되는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자산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 믿으면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투자심리는 지난 3월 미국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980억달러가 유입돼 월간 단위로는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블랙스톤 솔루션 그룹의 부회장 바이런 위엔은 “투자자들은 자신이 면역력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뉴욕증시에서 주요 성장주의 상승세가 꺾이고 연일 급등하던 비트코인 가격도 20% 이상 급락하면서, 거품 붕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대규모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연일 제기된다.

그랜섬은 “우리의 (자산시장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모든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게 된다면 현실 세계에는 더 많은 고통을 주게 될 것”이라며 “당신이 더 높게 갈수록 당신이 지불하는 대가도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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