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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부총리는 19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34년간 공직에 몸담아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사람이 우리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몸을 던지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밝혔다. 대선 출마의 뜻을 강력하게 시사한 발언이다.
김 전 부총리는 ‘제3지대’ 출마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여야 어디가 집권을 하든 우리 경제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그렇기에 정권 교체나 정권의 재창출을 뛰어넘는 정치 세력의 교체,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기존 정당과 거리를 뒀다. 그는 지난 16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에서도 이같은 뜻을 전달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정권재창출, 정권 교체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세력의 교체,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자서전 ‘대한민국 금기 깨기’를 출간하며 그동안의 잠행을 끝냈다. 그는 이 책에서 현 정부와 각을 세웠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인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을 맹비난했다. 김 전 부총리는 “네이밍부터 잘못됐다. 소득만 주도해서는 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전 부총리는 현직에 있을때도 소주성과 관련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현 주중대사)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에도 김 전 부총리는 ‘소주성의 수정 검토’를 주장해 장 전 실장과 마찰을 피하지 않았다.
아울러 그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주장했다. 김 전 부총리는 “대통령 5년 단임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며 개헌 의지를 보였다.
“김동연 우리당 오라”…與野, 동상이몽
김 전 부총리는 당분간 특정 정당에 합류하지 않고 외곽에서 자체 세력을 구축할 전망이다. 그는 “제3지대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지만 정치 세력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환골탈태해야 한다”며 “(김 전 위원장 등) 정치 세력과 의사결정 세력의 교체에 찬성하는 분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유력 주자와 달리 경제전문가인 점이 그의 몸값을 높이고 있다. 여권의 이재명 경기지사,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모두 법조인 출신이다. 반면 김 전 부총리는 기획재정부에서 성장한 전통 경제관료다. 김 전 위원장이 그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배경이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에 대해 “현실 인식이 잘 돼 있다”며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반면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게는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막연하다”고 혹평했다.
한편, 김 전 부총리가 대선무대에 본격 등판하자 견제도 시작됐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지역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제가 스스로 ‘꿩 잡는 매’라고 표현하면서 강하게 질책하는 비유를 했는데 (최 전 원장과 김 전 부총리는) ‘꿩 대신 닭’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탕평인사를 배신하고,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