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8일' 정치극 환생경제 상연..막말 대명사로 회자[그해 오늘]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꾸린 극단 여의도
의원 워크숍 열린 2004년 8월28일 환생경제 막올랐는데
당시 노무현 대통령 `막말 비하`로 구설에 오르고 지탄
  • 등록 2022-08-28 오전 12:03:00

    수정 2022-08-28 오전 12:03: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은 2004년 소속 의원으로 극단 ‘여의도’를 꾸렸다. 정치를 풍자해 유권자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하는 취지였다. 현역 의원 24명이 단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여의도 안팎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성을 더하고자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연출을 맡았다. 단원들은 베테랑 배우 최주봉과 서인석에게 연기 지도를 받아서 연기를 가다듬었다. 전남 곡성군 한나라당 워크숍이 열린 2004년 8월28일, 극단 여의도의 첫 작품 ‘환생경제’는 막이 올랐다.

연극은 풍자의 대상과 수위 탓에 논란이 됐다. 극 중 주인공 ‘노가리’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의 부인 ‘박근애’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각각 묘사했다. 극 중 노가리는 ‘집안 말아 먹고 술에 찌든 무능한 가장’으로 등장했고, 박근애는 ‘두 아들 민생과 경제를 돌보는 현모양처’로 등장했다. ‘경제’라는 인물은 아예 등장하지도 않는다. 이미 (경제가) 죽었다는 의미였다.

환생경제에서 노가리 역을 맡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극중 술을 마시는 연기를 하고 있다.(사진=오마이티브이 유튜브 캡쳐)
극 중 인물을 대하는 수준에서도 비하가 담겨 있었다. 박근애의 친구로 등장한 인물들이 노가리를 향해 “육XX놈”, “개X놈”,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불X값을 해야지”,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등 발언을 쏟아냈다. 노가리는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고 응수할 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노가리라는 작명에도 은연중에 비하가 깔렸었다.

연극은 민생과 경제를 살릴 인물은 박근혜 대표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했다. 이를 위해 현직 대통령을 풍자했고 이 과정에서 비하와 성희롱적 요소를 끌어들였다. 노가리 역을 맡은 게 지금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고, 박근애 역은 이혜훈 전 새누리당 의원이 소화했다. 당시 주성영·심재철·나경원·송영선·박순자·이재웅·고 정두언·정병국·김영덕 등 한나라당 소속 의원도 연기했다.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유감을 표명했고 한나라당은 “연기는 연기일 뿐”이라고 했다. 참여정부 청와대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극단 여의도는 그해 12월 별주부전 연극을 끝으로 해산했다. 환생경제는 막을 내린 지 18년이 흘렀지만, 정치인의 막말이 구설에 오를 때면 어김없이 회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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