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NPT 탈퇴 선언에 한반도 전쟁 위기 고조[그해 오늘]

1993년 3월 12일, IAEA 추가 사찰 갈등 끝에 NPT 탈퇴 선언
클린턴, 北과 전면전까지 고려...카터 방북으로 협상 테이블
북·미 간 제네바 합의로 北 NPT 복귀했으나 2003년 재탈퇴
  • 등록 2023-03-12 오전 12:03:00

    수정 2023-03-12 오전 12:03: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30년 전 오늘은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이하 NPT)’을 탈퇴하겠다고 한 날이다.

북한이 건군절(조선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인 지난달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개최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93년 3월 12일 북한은 NPT 탈퇴를 공식 선언하며 한반도를 단숨에 전쟁 위기로 몰고 갔다. NPT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새로 핵무기를 갖는 것과, 보유국이 비보유국에 핵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동시에 금지하는 국제 조약으로 1970년 3월 발효됐다.

북한은 소련(현 러시아)이 경수로 핵발전소를 제공하는 것을 조건으로 NPT 가입을 요구하자 1985년 이 조약에 가입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한 데 대한 항의로 1992년까지 핵안전조치협정(Safe guards Agreement) 서명을 유보했다.

그러다 199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에서 북한 측의 사전 신고와 다른 점이 발견됐다. 이에 북한이 조약을 무시하고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북핵 문제는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다.

당시 북한은 핵 개발 의혹으로 인해 IAEA에서 6차례의 핵 사찰을 받았으나 2개의 미신고 시설에 대한 특별 사찰은 거부했다. 결국 추가 사찰과 검증을 둘러싸고 북한과 IAEA, 미국은 정면충돌했고 북한은 1993년 3월 12일 ‘나라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NPT 탈퇴를 선언했다. 한반도는 하루아침에 전쟁 위기가 도래하면서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북한의 NPT 탈퇴로 인한 주변국의 재무장을 우려한 미국은 NPT 탈퇴의 효력이 나타나는 시점을 하루 앞둔 1993년 6월 11일 북한과 ‘북·미 뉴욕 공동 성명’을 채택하면서, 북한의 NPT 탈퇴 효력을 가까스로 중지시켰다. ‘북·미 뉴욕 공동 성명’은 북미 관계 개선과 NPT 탈퇴 효력을 임시 중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했다.

당시 미국의 빌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과 전면전까지 고려했으나 같은 해 6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핵 문제는 협상을 통한 해결로 돌아섰다. 북한은 IAEA 및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1994년 봄부터 연일 ‘서울 불바다’ 발언 등을 쏟아내고 핵 활동 재개 선언을 이어 가며 한반도 위기감은 더욱 고조됐다.

북한은 같은 해 10월 미국과 제네바 합의를 통해 NPT 탈퇴 선언을 유보하고 NPT에 복귀했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의 핵 활동 동결과 미국의 석유 지원 및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맞바꾼 것이었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는 온갖 난관 속에 북·미 양국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다가 사실상 무력화됐다. 이에 북한은 지난 2003년 1월 10일 NPT 탈퇴 선언 유보를 철회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시 성명에서 북한은 “핵무기전파방지조약에서의 탈퇴는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압살 책동과 그에 추종한 국제원자력기구의 부당한 처사에 대한 응당한 자위적 조치이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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