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재발을 걱정해야 할 만큼 우리나라 은행들의 재정 상태가 나쁘지 않은 데다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금리 인상을 계기로 이자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 유로존 위기 불거지며 은행주 매도압박 가중
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105560), 우리금융(053000) 등 주요 금융지주사 주가는 이달 들어 하루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내릴 정도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 이후 KB금융이 10% 넘게 빠졌고, 기업은행(024110)이 11.2% 급락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지주(086790)는 각각 9.2% 및 8.3% 하락했다.
지난 12일까지 은행업이 기록한 하락률은 9.8%. 전 업종 중에 가장 높은 수치다.
중국의 긴축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과 미국 당국의 금융 규제 가능성도 금융주 매도에 힘을 싣게 했다.
◇ 외국계 "유동성 상태 좋다..자산악화, 관리가능한 수준"
외국계 증권사들은 "조정 받을 때마다 은행주를 사모으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한국 은행주가가 2월 바닥을 찍은 후 최근까지 평균 24%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유럽의 재정불안과 CD금리 하락, 건설업계 자금난까지 겹치며 매도를 부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간스탠리도 같은 입장이다. 이 증권사는 "충분한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흑자, 단기 외화차입 감소, 신용등급 상향 조정 등을 감안할 때 금융권내 유동성 사정은 이전보다 개선된 모습"이라며 "리보금리 상승이 마진에 영향을 주겠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릴린치는 은행들이 자산 질을 관리하고 무수익여신(NPL)을 정제하는 능력이 실적의 차별성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이 분야에서 우수한 은행을 투자대상으로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메릴린치는 "상각전 신규 연체와 총 충당금, NPL의 매각 및 상각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신한지주가 모든 면에서 가장 우수한 수치를 보였고, 하나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이 뒤를 이었다"며 "잠재돼 있는 중소기업 자산 악화 가능성이 은행들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