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경고나선 한은…주가 급락시 반대매매 시한폭탄 '꽝'

코로나19 저금리 기조에 예금→주식 '머니무브'
부채로 자산매입하는 레버리지 투자도 급증해
시총대비 신용융자잔액 비율 0.8%↑사상 최대
  • 등록 2021-03-26 오전 12:00:00

    수정 2021-03-26 오전 12:00:00

민좌홍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이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안정 상황(2021년 3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개인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못 미치던 수준에서 1년새 40%대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코로나19 충격이 불러온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한 초저금리 정책에 영향으로 예·적금에서 돈을 빼 주식으로 갈아탄 ‘동학개미’들이 급증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개인들이 투자한 주식 비율의 대부분이 ‘빚투’라는 점이다. 특히 주식 시장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개인의 주식 순매수 대비 신용융자 증가액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7.6%에서 하반기 26.3%로 늘었다. 주식을 100만원어치 살때 상반기에는 7만원 가량만 빚을 냈다면 하반기에는 26만원을 빌렸다는 의미다. 특히 빚투 비중이 크다보니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로 인해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동학개미 열풍에 금융자산중 주식비중 9.8%→38.2%

25일 한국은행의 ‘2021년 3월중 금융안정 보고’에 따르면 2020년 3월~12월중 개인들의 금융투자액 중 주식 비중은 38.2%로 2016~2019년 4년간 평균인 9.8%에 비해 28.4%포인트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예금 비중은 11.3%포인트, 펀드·보험·연금은 17.1%포인트 줄었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레버리지 투자가 늘자 같은 기간 개인들의 신용융자잔액도 85.3%(8조8000억원) 증가했다.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액비율도 지난해 8월 0.8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0.8%를 상회하고 있다. 10월말 기준 0.88%를 기록해 시총대비 신용융자잔액 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 금융자산의 주식 쏠림 현상은 비은행권 조사에서도 두드러졌다. 상호금융, 보험사, 여전사 및 저축은행과 증권사의 주식 신용거래융자(신용융자)를 포함한 비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502조원을 기록해, 2019년 말 대비 4.9% 늘었다.

전년에는 -1.2%를 기록했다가 증가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권 대출액(23조7000억원)중 신용융자가 10조원, 신용대출이 9조5000억원으로 전체의 82.7%를 차지했다.

특히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액 증가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신용융자는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행태 강화 등의 영향으로 2019년 2.1% 감소에서 지난해 108.7% 증가로 반전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주가 상승 기대가 클수록 확대 경향이 뚜렷한데 작년 주가 상승률(31%)에 비해 대출 증가율이 3.5배 높아 과거보다 투기적 주식 자금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7월~2018년 1월중 코스피 주가가 30% 상승하는 동안 신용융자는 6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과거에 비해 레버리지 투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주식 순매수가 본격화된 3월 이후 은행의 신용대출 또한 큰 폭 증가하고 있어 은행 대출 등을 활용한 투자까지 고려할 경우 가계의 레버리지 투자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빚투로 끌어올린 주가…급락시 반대매매 시한폭탄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가계의 머니무브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간접 투자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두드러졌던 2007~2008년 당시와 달리 개인의 직접투자가 확대됐다.

지난해 3월~12월까지 주식형펀드(-15.2%), 채권형펀드(-11.0%), 파생결합증권(-16.2%), 변액보험·퇴직연금(보험료순유입액 전년동기대비 -26.2%, 생보기준) 등 간접투자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이 부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주식거래 계좌수와 직접 주식투자와 연계된 증권사 고객예탁금 등이 크게 늘었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는 18.6%,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고객예탁금은 6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개인들의 빚투 주식 수요 증가는 개개인의 투자 손실 가능성을 키울 뿐 아니라 주식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주가가 30% 하락하면 반대매매 가능성(담보비율 140~200%)이 있는 대출규모가 총 신용공여액의 44%(11조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가 급락할 경우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이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담보로 잡은 주식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하고, 또다시 반대매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근 영국금융행위감독청(FCA), 유럽증권시장감독청(ESMA)은 가격변동성이 큰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하거나 레버리지 투자하는 것 등에 따른 개인의 손실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개인 주식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가계(개인)의 금융자산 머니무브는 가계의 손실위험 상승,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주가 변동성 증대,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여건 악화 가능성 등의 리스크도 수반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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