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노쇠 예방 프로그램 ‘생존율까지 높여’

노인 맞춤운동, 식단, 우울증 관리, 복용약 조절, 가정 내 낙상 위험요인 제거 등 종합 관리
65세 이상 노인 생존율, 프로그램 참여 집단 1.3배 더 높아…생존기간도 반 년 더 길어
  • 등록 2021-09-11 오전 12:03:17

    수정 2021-09-11 오전 12:03:1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노쇠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노화 과정이 아니라 신체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떨어진 상태로 노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데, 노쇠 예방 프로그램이 노년층의 생존 기간까지 늘릴 수 있다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팀은 강원도 평창군 보건의료원과 함께 평균 나이 77세의 노인 3백 8십여 명을 대상으로 노년층에 특화된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의료진과 함께 꾸준히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받은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중 30개월 동안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비율이 각각 87%와 64.9%로 약 1.3배 차이가 났다고 최근 밝혔다.

또한 노쇠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한 환자들의 경우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생존한 기간이 평균 약 28.5개월인 반면, 참여하지 않은 환자들은 약 23.3개월로 거의 반 년 정도가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에게 있어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일상 생활을 한다는 것은 삶의 질과 만족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연구팀은 노인 맞춤 그룹 운동, 영양 관리, 우울증 관리, 복용 약 조절, 집 내부 위험 요인 제거 등으로 노인 특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그 동안 노인의 건강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단기적인 효과에 대한 연구는 있었지만,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 장기적인 생존율과 건강 효과를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팀은 강원도 평창군에 거주하는 평균 약 77세 노인 383명 중 2015년 8월부터 2017년 1월 중 노쇠 예방 프로그램을 받은 노인 187명과 그렇지 않은 노인 196명을 대상으로 6개월 노쇠 예방 프로그램의 30개월 장기 효과를 분석했다,

노인 맞춤 그룹 운동은 스쿼트, 플랭크 등 근력 운동 20분과 한 쪽 발 들고 서있기 등 균형 운동 20분, 빨리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20분 등 1회당 60분을 일주일에 두 번씩 매 달 강도를 조금씩 늘려가며 실시했다.

영양 관리는 노년층에서 부족할 수 있는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위해 탄수화물,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지방 등이 골고루 함유된 식품을 하루에 두 번씩 섭취할 수 있게 영양 식품을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 제공했다.

우울증 관리는 미국정신보건연구원에서 개발한 우울증 검사(CES-D) 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의료진이 한 달에 한 번씩 상담 관리를 하고 필요시 약제를 처방하거나 약물 복용을 관리했다.

여러 만성 질환을 앓고 있어 많은 약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복용 약제를 통합적으로 관리하여, 꼭 필요한 약만 복용할 수 있도록 약을 조정했다. 또한 간호사가 주기적으로 집에 방문해 집 내부에서 낙상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을 제거하고, 지역 사회의 도움을 받아 화장실 손잡이, 낙상방지 슬리퍼 등 필요한 물품을 설치했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의료진과 함께 전문적으로 노쇠를 예방하기 위해 신체 및 정신 건강, 외부 환경 등을 세밀하게 종합적으로 관리하면 장기적으로 노년층의 삶의 질과 건강 상태가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돼, 앞으로 지역 사회와 협력해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노인 의학 분야에서 저명한 영국 노인의학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나이와 노화(Age and Ageing)’에 최근 게재됐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장일영 교수가 노인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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