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6일' 여군 창군…'비겁한 사나이 자성하라'[그해 오늘]

한국전쟁 발발 계기로 공개모집한 여군으로 부대 창설
1990년대 병과 통합돼 전방위 진출 열에 하나가 여군
'잠수함 복무' 금녀 벽 깼지만 전투병 비중은 여전히 미미
  • 등록 2022-09-06 오전 12:03:00

    수정 2022-09-06 오전 12:03:00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궐기한 여자의용군, 비겁한 사나이는 자성하라’

1950년 8월 국군은 여성 (의용) 군인을 모집하고자 이런 슬로건을 내걸었다. 6월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병력을 충당하고자 한 것이다. 슬로건에서 읽히듯이, 징집을 피하려는 남성 탓에 국군은 골머리를 앓았다. 전선이 남으로 밀리면서 전세도 불리한 상황이었다. 나라를 지키려는 판국에 성별을 가리고 자시고 할 여유가 없었다.

1950년 9월6일 창설한 여성의용군교육대 부대원 모습.(사진=국가기록원)
지원 자격은 ‘초급 중학(중학교)을 졸업한 만 18세 이상 25세 미만’이었고 ‘미혼’이었다. 필기시험과 신체검사를 통과할 만한 최소한의 문과 무를 동시에 요구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사상이 확고한 사람’이 선발 조건이었던 데에서 시대상이 드러난다. 500명 선발에 2000명이 지원했다. 4대 1 경쟁률을 거쳐 선발된 이들을 주축으로 1950년 9월6일 부산에서 ‘여자의용군교육대’가 창설했다.

국군은 여자의용군교육대 창설일을 여군 창군 일(日)로 삼고 있다. 여성 군인은 일찌감치 1948년 5월 탄생(육군병원에서 복무한 1기 간호장교후보생 31명)했지만, 여군 부대가 창설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여자 의용군은 곧장 낙동강 전선에 투입돼 활약했다. 이들의 활약상을 기반으로 여군은 군에서 역할을 넓혀나갔다. 육군에 달린 여군은 1959년 1월 여군과에서 여군처로, 1970년 여군단으로 각각 승격했다. 그러나 여군단은 1990년 해체했고 1991년 여군 병과가 폐지됐다.

굳이 남성과 구분하지 않으려고 한 것이다. 그때부터 일반 병과에서 여군은 보병과 정보 병과까지 역할이 확대됐다. 육군은 2015년 군종과 포병, 방공 병과를 여성에게 개방해 모든 병과에서 여성을 수용했다.

장교 양성 과정에서는 공군사관학교가 1997년 처음으로 여생도 입교를 시작했다. 육군사관학교는 1998년, 해군사관학교는 1999년 차례로 여성을 생도로 받아들였다. 2010년은 대학교에 여성 학생군사교육단(ROTC)이 창설됐다.

여군 비중은 날로 늘어나 현재 군인 10명당 약 1명꼴이다. 이은정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이 올해 3월 작성한 보고서 여군 확대 추세 분석과 정책 방향을 보면, 국군에서 여군 비중은 지난해 8.1%를 차지했고 올해는 8.8%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990년 여군은 1600명이고 비중은 1%에 불과했다. 약 30년 새 여군은 100명당 1명에서 10명당 1명까지 비약적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육군 여군 부사관 모집 포스터.(사진=육군)
여군은 실질적 지위도 성장했다. 2002년 양승숙(간호후보 29기) 대령이 준장으로 승진하고 국군간호사관학교장에 취임했다. 1948년 창군 이래 첫 여성 장군의 탄생이었다. 그해에는 육군 보병 중대에 여군 소대장도 나왔다. 해군은 내년부터 여군의 잠수함 근무를 시작한다. 최후의 금녀 영역으로 여기던 잠수함까지 열리면서 여군이 진출하지 않은 데는 없다.

여군 성장은 아직 숙제다. 병과 별로 보면 군의 70%를 차지하는 전투 병과의 여군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여군은 특수(23%)와 행정(19%), 기술(10%)에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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