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알뜰교통카드 먹통, 공공 전산망 이래도 되나

  • 등록 2024-01-08 오전 5:00:00

    수정 2024-01-08 오전 5:00:00

새해 벽두부터 알뜰교통카드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해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해 지방행정 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공공 전산망이 잇따라 장애를 일으키더니 올해도 마찬가지인가 하는 우려가 든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공공 전산망이 대국민 서비스 전달 경로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공공 전산망에 이렇게 빈번하게 장애가 발생한다면 국민의 삶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생활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적 피해와 안보 불안까지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교통수단 이용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알뜰교통카드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것은 지난 5일 오전 9시께였다. 국토교통부가 긴급 점검에 나섰고, 13시간 뒤인 밤 10시께에야 시스템이 복구됐다. 하지만 그로부터 13시간 뒤인 그제 오전 11시께 이 시스템에 또다시 장애가 발생해 지난 주말 내내 2차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시스템 복구에 이렇게 긴 시간 애를 먹어야 하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데이터베이스의 기능상 결함’이라는 국토부의 장애 원인 진단 결과도 말문이 막히게 한다. 알뜰교통카드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난 정보량을 시스템이 감당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수요 예측도 안 하고 보완 투자도 안 했다는 이야기 아닌가.

장애가 발생한 날 공교롭게 ‘행정 전산망 개선 범정부 태스크포스(TF)’ 2차 회의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행정 전산망 장애 사고를 계기로 구성된 TF는 회의에서 시스템 이중화, 장애 위험 분산, 클라우드 전환 확대, 부처간 협업 강화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TF는 이르면 이달 말 행정 전산망 시스템 개선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투자 확대 방안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정부 행정 전산망에 국한된 개선 작업에 불과해 교통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공공 전산망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공공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보완해야 한다. 공공 시스템 장애는 자칫하면 사회적 재난 수준의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거듭된 임기응변 보수로 누더기가 된 공공 전산망의 전면적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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