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의 닥치Go]현대판 ‘고물상’ 따라가보니

중고나라 고물상 송원용 씨 이야기
“고물 삽니다” 대신 모바일로 예약
한번에 ‘톤단위’ 폐지 싣고 나르기도
  • 등록 2017-12-03 오전 6:00:00

    수정 2017-12-03 오전 11:06:12

지난 1일 중고나라 모바일고물상 ‘주마’ 직원 송원용(37)씨가 짐을 정리하고 있다.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똑똑똑’ “주마입니다~”

지난 1일 1톤트럭이 경사길을 한참 올라 도착한 곳 서울 용산구 보광동의 한 빌라. ‘주마’ 어플을 통해 버릴 물건을 팔겠다고 예약한 고객의 집이다. 주마는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큐딜리온의 중고나라가 운영하는 모바일고물상이다. 헌 책, 헌 옷, 고철류, 폐가전 등 재활용품을 방문매입해 수거한다.

주마 1톤화물트럭. 이데일리DB
주마엔 확성기가 없다. “고물 삽니다, 고물~”를 외치는 게 아닌 어플 예약 고객의 집을 방문하기 전 전화 한 통화로 고물상과 고객과의 만남이 이뤄진다. 1톤 트럭이 온 동네를 돌며 “고물” “고물” 하고 외치면 동네사람들이 고물을 들고 나와 무게를 재던 옛 풍경은 볼 수 없다.

주마를 예약신청한 보문동의 한 고객집. 현관문을 열자 헌 책과 헌 옷이 쌓여있다. 이데일리DB
고객이 현관문을 열자 일명 ‘주마맨’인 송원용(37) 씨 앞으로 헌 책과 옷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주마맨은 백팩에서 저울을 꺼내 책과 옷의 무게를 쟀다. 각각 270kg과 73kg. 단가는 종이류는 50원, 헌옷은 300원이다. 합계는 3만6400원. 매입금은 오후 4시~6시 사이 중고나라 본사에서 고객에게 입금해 준다.

송 씨가 저울로 책 무게를 재고 있다. 저울이 51kg를 가리키고 있다. 이데일리DB
주마에선 매입 금액이 5000원(헌 옷 기준 17kg)을 넘어야 서비스를 제공한다. 헌 옷 17kg은 100리터와 20리터짜리 쓰레기 봉투 한 장씩에 꽉 채운 양이다.

서울 보문동의 한 고객집에서 나온 헌 책과 옷. 이데일리DB
“이 동네가 곧 재개발 들어가요. 버릴 것들이 생각보다 많네요”(웃음) 주마를 신청한 30대 주부 김 씨는 주마맨에게 “안 방에 책이 더 많이 있는데 처분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송 씨는 “예약이 밀려 있어서 지금은 힘들고 나중에 어플로 다시 예약해 주세요”라고 했다.

이날 송 씨의 스케쥴을 보면 이렇다. 오전10시 용산 보광동 → 12시 강남 논현동 → 12시45분 서초 반포동 → 오후1시 30분 강남 논현동 → 오후2시30분 강남 개포동 등 시간별로 일정이 빽빽하다. 제대로 점심 한 끼 해결할 시간도 없어 보였다. 송 씨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려다보니 점심을 지나칠 때가 많지만 틈이 나면 끼니는 꼭 해결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논현동의 한 사무실 내에 종이류가 든 박스가 쌓여있다. 이데일리DB
꼬불꼬불 비탈길을 내려가 강변북로를 타고 다음 장소인 논현동으로 향했다. 주마 트럭 안에서 송 씨는 단골 고객 이야기를 했다. 주기적으로 주마를 찾는단다. 그는 “학습지 가정교사를 하시는 고객분이 있는데 지인들 집에 있는 폐지를 모두 본인이 모아서 팔더라고요. 어플로 예약만 하면 제가 집으로 찾아가 수거해 오니까 그 고객은 용돈벌이하는 셈이죠”라고 했다.

이번에 도착한 곳은 일반가정집이 아닌 회사였다. 철지난 광고지가 8박스나 됐다. 무게는 800kg. 승강기가 있는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송 씨는 톤 단위의 종이류가 나올 때도 많다고 했다.

경기도 구리에 있는 주마 창고. 이데일리DB
주마가 고물을 싣고 마지막으로 가는 곳 경기도 구리에 있는 한 창고다. 헌 옷, 헌 책, 텔레비전, 선풍기, 휴대폰 등 서울시내와 경기도서 나온 온갖 고물이 총 집합했다. 이 곳에 있는 고물들은 중간 상인에게 팔린다. 송 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7시 퇴근때까지 총 열 여섯집을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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