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자유무역' 상징 다보스포럼…트럼프發 자국주의에 퇴색

美셧다운·英브랙시트·佛노란조끼 등 내치불안에 정상들 불참 줄이어
  • 등록 2019-01-24 오전 12:00:00

    수정 2019-01-24 오전 12:00:00

22일(현지시간) 자이르 보우소나루(오른쪽) 브라질 대통령과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창립자가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스위스 취리히에서 남동쪽으로 148km 떨어진 작은 마을 다보스는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전 세계 유명 인사들로 북적인다. 해발 1560m라는 위치해 있어 스키휴양지로 유명한 이곳은 1만2000명 정도의 주민이 사는 작은 동네다.

그렇지만, 1년에 한 번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기간에는 최소 3000명의 다보스포럼 참석자와 행사 관계자들, 취재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숙소를 잡기도 하늘의 별 따기고, 심지어 식당의 음식값도 비싸진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정상이 자국내 상황을 이유로 줄줄이 불참하면서 무게감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세계화와 자유무역 등 다보스포럼이 추구하는 이상이 미중 무역 전쟁과 영국의 브랙시트 등 확산하는 자국우선주의에 위협 받으면서 포럼 자체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학회 모임에서 ‘경제올림픽’으로 발돋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시작은 1971년 당시 제네바대 경영대학원 교수이던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이 경영학자들과 함께 열던 학회 인 ‘유럽경영포럼’이다. 주제도 기업 경영, 전략에 한정됐었다. 그러다 점차 다른 전공 교수와 정치인 등으로 확대됐고 1981년부터 개최지가 다보스로 바뀌었다.

이 포럼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1986년부터다. 당시 키프로스 사태로 그리스와 터키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두 나라 정상이 다보스포럼에서 만나면서 키프로스 사태 해결의 전기를 마련했다. 다보스포럼은 세계인의 관심을 받는 유명 행사가 됐다. 다음해인 1987년에는 세계경제포럼으로 명칭을 바꿨다.

199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협상의 계기가 마련된 것도 다보스포럼에서다. 이렇게 명성이 쌓이면서 어느덧 명실상부한 세계의 ‘경제올림픽’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정치인과 재계인사들간 사교의 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사람이 몰렸고, 참가비도 비싸다. 1인당 참가비만 5만스위스프랑(약 5700만원)이고 이와는 별도로 수억원이 넘는 연회비를 내야 한다.

돈이 있다고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포럼 구성원은 전략파트너, 산업파트너, 재단파트너 등 1000개 글로벌 기업들이다.

다보스의 명성은 2017년에 빛을 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국 수반으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을 찾은 것이다.

시 주석의 등장에 세계의 이목은 다보스로 집중됐다. 그리고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다보스를 찾으면서 또 한 번 주목 받았다.

바닥 드러낸 ‘영향력’…주요국들 수장 일제히 불참

그렇지만, 올해 행사에는 주요국 수장들이 모습을 감췄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대거 불참했다.

시 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도 오지 않았다. 올해 행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맡아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했다.

주요 수장들의 불참 사유는 ‘내치 불안’이다. 지난해 장관 7명과 함께 다보스를 찾았던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길어지자 불참을 선언했다.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문제로 영국을 떠날 상황이 아니다. 마크롱 대통령 노란 조끼 시위대에 발목이 잡혔다.

정치적 목적이 사라진 것도 영향이 크다.

2017년 시진핑 주석이 다보스포럼을 찾아 포럼의 권위와 위상에 힘을 보탰다. 당시 시 주석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글로벌 리더’로서의 입지를 전세계에 과시했다.

특히 시 주석은 다보스포럼에서 “보호주의는 어두운 방에 스스로를 가두는 것”이라며 취임을 앞두고 있던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겨냥한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섰다. 미국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것은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포럼 참석은 세계의 주목을 받기는 했지만 포럼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후유증을 낳았다.

트럼트 대통령은 작년 포럼 폐막식 기조연설에서 “나는 언제나 미국을 우선할 것”이라며 “다른 나라 지도자들도 그들 나라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다보스 포럼의 핵심의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구조 형성’( Globalization 4.0 )이다. 부상하는 자국우선주의에 맞서기 새로운 글로벌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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