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시간' 예고에 "미안하다" vs "멘탈 갑"

  • 등록 2021-05-28 오전 12:00:37

    수정 2021-05-28 오전 12:27:22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조국 법무부 전 장관이 책 ‘조국의 시간’ 출간을 예고하자, 여야에서 비난과 지지의 목소리가 엇갈렸다.

지난해 ‘조국 흑서’라는 별명을 얻은 책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는 지난 27일 ‘조국의 시간-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한길사)’ 출간 소식에 “잘 팔린 거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 같이 저 가족의 무수한 거짓말을 각종 취재 자료와 공소장과 재판 자료와 판결문으로 확인한 사람도, 또 뭐라고 혹세무민하는지, 재판에 내놓을 만한 항변은 적혀 있는지 파악해 보려고 책을 사게 될 테니”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법정에서는 형사소송법 제148조만 되뇌이는 분이 ‘이유불문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하시며 다시 한 번 국론 분열 확장을 꾀하신다”며 “민주당 대선은 이 책으로 인해 물 건너 간 듯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어 “추미애 전 장관도 자서전 출간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지신다니, 두 전직 법무부 장관들이 나서서 당선되시라고 아예 고사를 지내주는 덕택에 누군가는 큰 힘 안 들겠다”고 덧붙였다.

조국 흑서는 지난해 조국 백서추진위원회에서 제작한 ‘검찰 개혁과 촛불 시민’에 대항해 나온 책이다.

검사 출신으로, 지난해 조국 흑서 북콘서트에 참석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조 전 장관 책의 ‘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습니다!’라는 홍보 문구를 페이스북에 올리며 “그러다 밤에 오줌싼다”고 비꼬았다.

사진=김웅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국민의힘 역시 이 문구를 언급하며 “무슨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단 말인가. 조 전 장관이 보여준 불공정과 부정의는 그저 대한민국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할 나쁜 불장난일 뿐이다”고 비난했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조 전 장관은 재판 중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이 억울하다며 또다시 국민 기만극을 펼치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현재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황 부대변인은 “끝까지 반성은 없고 죄송하다 말하지 않으며 되레 당당히 출판까지 하는 몰염치와 국민 기만은 이 정권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을 통해 “부인의 옥고와 본인의 재판 와중에 책을 써내는 조국, 멘탈 갑(甲)인 건지? 무개념 끝판왕인 건지? 슈퍼 울트라 관종(‘관심종자’의 준말, 관심받고 싶어 하는 사람)인 건지?”라고 조롱했다.

김 교수는 조 전 장관이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이었다”고 밝힌 데 대해 “본인의 위선과 거짓과 이중성에 뼈를 깎아 참회의 육필(肉筆)을 써내려가야 한다”며 “억울하다고 ‘혈서’를 쓸 게 아니라, 잘못했다고 ‘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 이낙연의 약속’ 책 출간 기자간담회를 오전에 마치고 지방 가는 길에 조국 전 법무장관의 저서 출간 소식을 접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운을 뗐다.

이 전 대표는 “조 전 장관께서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가족이 수감되시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시는데도 정치적 격량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조 전 장관께서 뿌리신 개혁의 씨앗을 키우는 책임이 우리에게 남았다”며 “조 전 장관께서 고난 속에 기반을 놓으신 우리 정부의 개혁 과제들, 특히 검찰 개혁의 완성에 저도 힘을 바치겠다”고 전했다.

사진=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페이스북
법무부 인권국장을 지낸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진실은 머지않아 밝혀질 것”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밝히고 싶었던 사실, 그동안 가슴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털어놓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촛불 시민들께 이 책을 바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또 “안녕하십니까, 조국입니다”라고 시작하는 카드 형식의 글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 글에서 조 전 장관은 “2019년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정리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유 불문하고 국론 분열을 초래한 점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면서도 “검찰·언론·보수 야당 카르텔이 유포한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돼 재판을 받는 상황이지만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은 “4·7 재·보궐선거 이후 저는 다시 정치적으로 재소환됐다. ‘기승전-조국’ 프레임은 끝나지 않았고, 여당 일각에서도 선거 패배가 ‘조국 탓’이라고 한다”며 “저를 밟고 전진하시길 바란다”라고 썼다.

그는 “이 책을 수백만 명의 촛불 시민들께 바친다. 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의 역사적 과제가 성취된 것은 여러분 덕분이었다”며 “여전히 험한 길이 남아 있지만, 묵묵히 걷고 또 걷겠다”고 덧붙였다.

책은 6월 1일에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동시 발매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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