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박근혜 웃고 문재인 울고, 윤석열은?

[돈이 보이는 창]
우표 중 5년마다 발행 취임 기념우표 관심 높아
윤석열 20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300만장 계획
  • 등록 2022-05-01 오전 1:00:40

    수정 2022-05-01 오후 9:16:4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오는 10일 윤석열 20대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대통령 취임 우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표는 이메일과 요금후납 우편물이 보편화로 인기가 시들해졌지만, 5년마다 한번 발행하는 대통령 취임 우표에 대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고 수집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몇몇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돈이 되는 수집품으로 자리 잡은 게 인기 요인이다. 이에 초보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대통령 기념우표 수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념 우표 발행날 우체국 앞 새벽 줄서기 진풍경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5번 발행 박정희 0회 윤보선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는 대통령 취임과 함께 발행된다. 적게는 5만장, 많게는 1100만장이 당시 우표 시세에 맞춰 액면가로 발행된다.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전 국민이 축하하고 이를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국내에는 1948년에 처음 도입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취임 기념 우표는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우표보다 값어치가 많게는 수백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한국우표상협회 관계자는 “대통령 취임우표의 경우 수집가들 사이에 선호도가 높다”며 “일반 우표보다 찾는 이들이 많다 보니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 발행된 것은 1948년 9월이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화를 담은 것으로 액면가격은 5원이었다. 현재는 국내에서 발행된 대통령 취임 우표 중에서 최고 가치인 7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후 2번 더 이승만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가 발행됐지만, 가격은 20만원대 이하에서 형성된 상태다.

4대 윤보선 대통령은 “산 사람이 어찌 우표에 들어갈 수 있느냐”며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았다.

박정희 대통령의 기념 우표는 같은 얼굴에 각기 다른 배경으로 5번이나 발행됐다. 5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경우 발행량이 50만장에 불과해 1장당 가격은 12만원에 형성됐다. 하지만 이후 발행량을 2배 이상으로 늘리며 가치는 3만원대로 내려간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보이지만, 같은해에 발행된 다른 우표와 비교하면 높은 가치다. 1967년에 제6대 박정희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와 비슷한 시기에 발행된 하인리히 뤼브케 독일 대통령 내방 기념우표는 1장당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통령 기념우표 가치가 10배 더 높은 것이다.

김정식 수집뱅크코리아 대표는 “최근 젊은층의 놀이문화가 바뀌며 우표수집에 대한 관심이 낮아져 우표 수집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의 경우 꾸준히 찾는 이들이 이어지며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돈이 되는 우표는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의 가치의 척도는 크게 2가지다. 얼마나 희소성이 있느냐와 인기다. 찾는 사람이 많을 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희소성은 얼마나 오래됐는지 여부와 함께 발행량으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가장 비싼 우표로 초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꼽힌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 취임우표는 5만장만 제작됐다. 액면가 5원에 발행됐으나 현재 거래가는 70만원으로 책정됐다. 74년의 세월을 거치며 가치가 14만배나 뛴 것이다. 훼손되지 않은 것 자체가 드물어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평가다.

제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는 40만장과 20만장씩 액면가 20환과 55환으로 2종류가 발행됐고 현재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발행된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았지만, 가치가 높게 상승한 경우도 있다. 2013년 2월에 발행된 제18대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다. 액면가 270원에 218만장이 발행됐다. 현재 1장당 5000원, 2장이 포함된 소형 시트는 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9년만에 액면가대비 17.5배나 뛴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가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며 “구속 이후 찾는 사람이 많아지며 소형시트 한 다발에 100만원에 팔린다”고 귀띔했다.

그다음으로 제13대 노태우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도 가치가 높다. 1988년 300만장이 발행됐다. 액면가는 80원이지만 현재 장당 3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4년만에 가치는 42.7배나 상승했다.

그보다 앞서 제 11대와 12대 대통령을 역임한 전두환 대통령 취임우표는 1장당 300~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장이 포함된 소형 시트 1장 가격이 2500원, 1500원에 책정됐다. 대통령 재임 당시 인기도가 가장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사실은 물량 자체가 많다는 게 가장 큰 가격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한 수집상은 “전두환 대통령 관련 기념우표의 경우 당시 해외 순방을 많이 다니며 관련 우표의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많다”며 “이 때문에 가격이 다른 기념우표 대비 낮은 상태”라고 귀띔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도 상황이 비슷하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우표의 경우 발행 당일 새벽부터 우체국 앞에 구매하려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온라인 물량 16만장은 2시간만에 완판(완전판매)됐다. 상대적으로 고가(2만3000원)인 우표첩 2만부도 이틀 만에 동났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역대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첩으로는 처음으로 1만2000부를 추가발행했다. 희소성에 10배 이상 몸값이 뛰었던 우표첩 가격은 거품이 빠지며 제자리를 찾아갔다.

다른 수집가는 “희소성 때문에 비싸게 구매한 사람들은 추가 발행 이후 손실을 보게 됐다”며 “문재인 대통령 기념 우표 가격이 시가에서 크게 오르지 못하는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윤석열 당선인 우표 노려볼까

만약에 집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책 사이, 또는 서랍에서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를 발견한다면 상태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용으로 훼손됐거나 광택 등이 사라졌다면 기념우표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우표상협회 관계자는 “수집품이라 상태를 최우선으로 본다”며 “상태가 나쁜 건 반값도 안 간다”고 말했다. 잘 보관하겠다고 코팅하면 안 된다. 코팅하며 열이 가해질 경우 우표가 망가질 수 있어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우표책에 비닐을 씌어서 보관하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우표 뒷면에 덱스트린이란 물질이 발라져 있어 물이나 침만 묻혀도 봉투에 잘 붙는 구조”라며 “이 부분이 훼손 없이 깨끗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의 취임우표에는 초상화를 기본으로 했던 기존 우표와 달리 반려견 토리가 함께 담길 것으로 논의되고 있어 관심이 더 뜨겁다. ‘퍼스트견’이 우표에 담기는 사례는 처음이라 수집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총괄하는 우정사업본부는 취임 기념 우표엔 윤석열 당선인 이미지 외에 다른 내용을 추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인물 사진 외에는 반영한 전례가 없어서다.

다만 우표첩 ‘나만의 우표’에는 토리 이미지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첩에 어린 시절 사진이 포함되거나, 문재인 대통령 기념 우표첩에 군대 복무 시절 모습이 포함돼서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이런 이미지 우표의 경우 엄밀히 보면 취임 기념 우표로 구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0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발행량은 우표 300만장, 소형시트 50만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우표(218만장)보다는 많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우표(929만장)보다 적다. 이 때문에 어느정도 희소성이 있을 거로 보인다.

그러면 기념우표는 어디에서 구할 수 있을까? 전국 220여개 총괄우체국과 온라인에서 판매한다. 총괄우체국의 문은 오전 9시부터 여는데, 광화문우체국, 서울중앙우체국 등에서 새벽부터 줄서기 등의 진풍경이 나타날 거로 보인다. 우정본부 관계자는 “우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지만, 우표첩의 경우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판매 첫날 모두 소진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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