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당시 병원 헌혈 줄 선 시민에게도 헬기 사격"

  • 등록 2019-06-11 오전 12:15:00

    수정 2019-06-11 오전 12:15:00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80년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재판장 장동혁)은 지난 10일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8) 전 대통령에 대한 3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전 공판기일에 이어 1980년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시민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먼저 증인석에 오른 최윤춘(56)씨는 1980년 5월 광주간호원보조양성소에 다니며 광주기독병원으로 실습을 나갔다고 회고했다.

응급실에서 실습하던 최씨는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헌혈을 하려고 병원 정문에서 응급실 쪽으로 줄을 선 시민을 향해 헬기 1대가 총을 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최씨는 “헬기가 낮게 날더니 ‘다다다다다’ 총소리가 났다. 맑은 날이었는데 마른 땅에 빗방울이 튀듯 바닥에 총알이 떨어지는 것을 봤다”며 “의사 가운을 입고 긴급 환자를 이송하는 차에도 총을 쏘던 시절이었다. 헌혈하는 사람에게 헬기에서 총을 쏜 것이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총소리가 빈번했고 총상 환자가 넘쳐났다”고 전했다.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전두환 회고록’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정수만 전 5·18 유족회장이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할 군 기록을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해당 기록은 5·18 당시 육군 항공대 상황일지 등으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입증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정수만(73) 전 5·18 유족회장도 이 자리에서 옛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가 있었던 1980년 5월21일 오후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정 전 회장은 “옛 전남매일신문사 앞쪽에 있다가 소강 상태가 지속하자 동명동 집에 가려고 남석동과 서석초등학교 방면으로 갔다. 광천주조장 앞에서 사람이 1명 죽어 있는 것을 봤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군인들이 전혀 없는 곳이었다. 주변 목격자들에게 물어보니 차에 타고 있었는데 총을 맞고 뚝 떨어졌다더라“며 ”다시 서석초 쪽으로 갔는데 공중에서 총소리가 났다. ‘땅땅땅, 땅땅땅’ 연발이 아니라 단발소리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전 회장은 ”머리 위로 헬기가 빙빙 도는 것을 보고 뛰어서 나무 밑으로 들어갔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아울러 육군 항공대가 전교사로부터 실탄을 재차 받아간 기록, 1980년 5월21일 오후 5시쯤 폭도 2명을 사살했다는 기록 등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당시 모두 31대의 항공기의 운항 기록이 10장밖에 되지 않는다며 군 차원의 은폐 가능성도 주장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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