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쇼크에도 임금체불 감소 왜?…"지원금 영향" Vs "근로감독 급감"

정부“고용유지지원금 등 덕에 임금체불 약 1500억원 줄어”
참여연대“임금체불 감소는 착시효과…근로감독 80% 감소”
“고용유지지원금, 임금체불 줄이는데 한계”
  • 등록 2021-02-14 오전 12:00:00

    수정 2021-02-14 오전 12: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민족의 명절 설 연휴 동안에도 웃을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30만명에 육박하는 임금체불 근로자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 한 해 동안 체불임금은 1조 5830억원에 달했다. 신기한 점은 코로나로 경기가 얼어붙는 와중에도 2019년에 비해 체불임금이 1500여억원, 체불근로자도 5만명 줄었다는 것이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금이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코로나로 지난해 근로감독을 받은 사업장이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면 체불임금이 정부가 파악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9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노동자 고용유지 촉구를 위한 조종사 노동조합 합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고용유지지원금 등 덕에 임금체불 약 1500억원 줄어”

1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체불액은 1조 5830억원, 체불근로자는 29만 43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19년 체불액(1조 7217억원)보다 8.1% 감소한 수치다. 체불 근로자도 34만 4977명에 달하던 전년 대비 14.7% 줄었다. 지난해 청산액은 1조 2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고, 청산 인원도 27만 5918명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남은 체불액은 3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35.9%로 크게 줄었다. 미청산 인원도 1만 8394명으로 전년 대비 62.1%나 줄어들었다. 고용부는 남은 체불액이 대폭 감소한 이유는 소액체당금 상한액을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높여 체당금 지급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또 근로감독관이 지도해 해결한 임금체불 청산액도 48%에서 52.5%로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체당금은 퇴직 노동자가 기업의 도산 등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일정 범위의 체불임금을 주는 제도다. 2019년 4559억원 수준이던 체당금 지급액은 지난해 5797억원으로 26% 늘었다.

고용부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임금체불이 감소한 것은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한 노사의 노력과 더불어 고용유지지원금, 소상공인 지원금 등 정부 지원금의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료=참여연대 제공
참여연대“임금체불 감소는 착시효과…근로감독 80%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도 정부 지원금과 정책이 임금체불을 줄이는데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 틀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임금체불 규모가 감소한 건 착시효과일 뿐 체불 규모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 참여연대는 ‘임금체불 현황 분석 보고서’를 통해 “임금체불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지난해 근로감독 실시 사업장이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 근로감독 임금체불 피해자수가 약 12만 5000명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즉 고용부가 임금체불통계를 낼 때 근로감독 사건을 제외한 체불노동자 신고사건만 기준으로 삼으면서 착시효과가 발생했다는 것. 실제로 근로감독으로 적발된 체불 피해 규모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2017년엔 2만 9454개의 사업장을 감독해 24만 3851명의 근로자가 총 1399억원 가량의 임금체불 사실을 적발했다. 또 2019년엔 2만 5415개 사업장을 감독해 24만 3921명이 총 1174억원의 임금을 체불하기도 했다.

문제는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근로감독을 한 사업장의 개수가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사업장은 5740곳에 불과했지만 임금체불 사실을 확인한 근로자는 11만 9410명으로 금액은 563억원에 달했다. 근로감독 사업장은 전년대비 5분의 1수준이지만, 임금체불 근로자와 피해액은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달한 것이다. 참여연대는 “그동안 봐주기식 근로감독이 만연했거나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실제 현장에서는 임금체불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자료=참여연대 제공
“고용유지지원금, 임금체불 줄이는데 한계”

특히 여행업 등 어려운 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이 임금체불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경영난에도 감원 대신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하고 노동자에게 휴업수당 등을 지급할 경우 정부가 지급액의 최대 90%를 고용보험기금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사업주가 신청한 경우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의 임금체불이 확인되면 해당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반려할 수 있기 때문에 사업주로서 임금체불을 자제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고용유지지원금은 임금체불 감소에 단기적이고 제한적 효과가 있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 어렵다”며 “지원금이 건설업 등 제외되는 업종이나 고용형태가 있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으로 부실기업들이 계속 운영되다가 지원금이 끊기면 부실기업의 임금체불이 다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참여연대는 임금체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피해노동자가 사업주 처벌을 원치 않으면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는 반의사불벌 적용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퇴직 피해자에만 적용하는 지연이자제를 재직자까지 확대하고 미준수시 처벌조항을 도입하는 등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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