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땐 '고정금리·혼합금리'…예·적금 만기는 짧게

[돈이보이는창]
야금야금 오르는 금리 불안
복잡한 셈법에 갈아타기 고민된다면
연준, 내년 3차례 이상 금리인상 전망
  • 등록 2021-12-27 오전 5:00:00

    수정 2021-12-27 오전 8:36:06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지난 8월 한 시중은행에서 연 2.26% 변동금리로 5억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빌린 A씨는 고민이 크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뛰고 있다는 소식에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날 게 걱정돼서다. 대출 당시 고정금리에 비해 금리가 낮아 변동금리를 택했지만, 시장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의 내년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돼서다. A씨는 “내년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까봐 불안하다”며 “변동금리로 유지해야 할지,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소연했다.

초저금리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8월에 이어 11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하며 기준금리가 1.00%로 올라섰다. 기준금리가 제로금리를 벗어난 것은 1년 8개월 만의 일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한 두 차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시중금리 또한 당분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A씨처럼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지 셈법이 복잡하다. 정부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에 앞서 서둘러 대출을 받아 대출 절벽은 피했지만, 금리 상승이라는 또 다른 고민을 안게 된 셈이다. 기존 대출자만이 아니다. 내년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앞두고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이들도 고정금리 대출이냐, 변동금리 대출이냐의 고민에 빠졌다.

변동금리 더 오른다…고정금리로 갈아타자

시중은행 자산관리사(PB)들은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신규로 주담대를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팀장은 “현재 변동금리와 고정금리가 거의 비슷하거나 오히려 변동금리가 올라가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점도표를 보면 내년 미국에서 (기준금리를) 3번 올리고 후년까지도 올릴 것 같다. 한국 또한 3년 동안 내릴 확률보단 올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변동금리가 고정금리와 차이가 크지 않고 변동이 더 비싸고 고정이 저렴하다고 하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부연했다.

고정금리로 시작해 추후 변동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혼합금리를 추천하기도 했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 센터 팀장 또한 “3~5년 정도의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로 진행하는 혼합금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팀장은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에 따른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이미 크게 상승해 있는 상황이고, 장단기 금리가 역전현상을 보일 정도로 장기금리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므로 금리 인상이 우려되는 기간 동안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운용하는게 맞다”면서 “이후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시기에 다시 변동금리로 운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또 종전에 변동금리였던 이들도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고 봤다. 정 팀장은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두 가지를 봐야 한다”면서 “첫 번째는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일부 대출을 상환하는 조건이 있는지 봐야 하고, 두 번째로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본인이 거래를 하고 있는 곳에 가서 물어봐야 하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면 고정금리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대출 상환 계획이 단기적으로 있는지, 대출 상환 시 비용(중도상환수수료)은 어느 정도 인지 살펴야한다”면서 “대출 대환 시 대출이 가능한도 내에 있는지(DTI·RTI 등 감안) 등도 판단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만기 짧은 예·적금 노리고…마이너스통장 개설·금리인하요구권도 활용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에는 대출을 받기가 어려운 만큼 유동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중도상환을 하는 것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팀장은 “금리 인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마음이 급해 갚으려고만 하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면서 “대출금을 아끼려다가 자금 스케줄이 꼬여 더 비싼 사채를 쓴다든지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추가 자금이 있어도 갚는 것은 신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6개월은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입출금 계좌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로 단기채권 가격에도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채권형 투자보다는 1개월 이상 자금 유치가 가능하다고 하면, 현재는 해당하는 개월의 정기예금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중기적인 여유가 되더라도 내년에 금리 인상이 2차례 이상 예상되므로 최대 6개월은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용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마이너스통장도 개설해 놓는 것이 좋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 팀장은 “특히 자녀가 형성되는 기간에 있는 부부라면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 확보가 중요할 수 있다”면서 “마이너스 통장이란 것이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바로 쓰는 것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일단 대출 규제가 더 엄격해 지기 전에 개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 담보 대출을 받지 않는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아울러 PB들은 금리 인하 요구권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당 권리는 재산 또는 소득이 늘거나 신용등급이 오른 경우 대출 금리를 낮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신청 건수는 2017년 20만건에서 2020년 91만건으로 늘었고, 이 중 수용된 것은 같은 기간 중 12만건에서 34만건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같은 권리를 몰라 활용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하 요구권은 신용대출이든 담보대출이든 신용 상태가 개선된 사람은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예컨대 취업 또는 승진, 우수 고객 선정, 자격증 취득, 재산 증가, 소득 증가, 신용등급 향상 등의 경우에 이를 증빙해서 신청할 수 있다. 정 팀장은 “금리 인하 요구권 등도 실현 여부를 떠나 적극적으로 행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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