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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인근에는 행인들이 온몸에 피가 흥건한 60대 여성 B씨를 보호하고 있었다. A씨가 B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다. 중상을 입은 피해여성은 A씨 범행으로 평생 얼굴에 큰 상처를 입는 등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두 사람은 2012년께 한 유흥주점에서 처음 만나 수년째 친분을 이어온 사이였다. 사건의 발단은 A씨의 불륜이었다. 오래전부터 친구의 아내와 불륜관계를 이어오던 A씨는 불륜 사실을 B씨에게도 말했다. B씨는 2017년 2월 전해들은 A씨의 불륜사실을 지인에게 알렸고, 이 지인이 이를 다시 A씨에게 말하며 두 사람 간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자신의 친구인 내연녀 남편에게 불륜사실이 발각될까 두려워하고 있던 A씨는 자칫 B씨 때문에 내연관계가 외부로 알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며 원한을 품게 됐다. 그러던 중 B씨가 A씨 내연녀와 말다툼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자리에서 B씨는 A씨 내연녀에게 “네 남편에게 불륜 사실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 같은 얘기를 내연녀로부터 전해 들었다. 분노한 A씨는 곧바로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만남을 제안했다.
피해자가 창문을 열고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자 욕설과 함께 “오늘이 너 제삿날”이라며 인근 낭떠러지 옆 도로에 차를 세우고 피해자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때 B씨의 구조 소리를 듣고 자전거를 타고 뒤따라온 사람들이 차량 문을 열고 A씨를 끌어내렸다. B씨가 차량에서 나와 자리를 피하자 A씨는 B씨를 마구 폭행한 후 들어올려 가드레일 밖 7~8미터 높이의 낭떠러지로 던졌다.
검거된 후 구속된 A씨는 살인미수와 감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고 신체적으로 중한 상해를 입었으며 정신적으로도 치유되기 어려운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1심 판결에 대해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2심은 A씨 항소를 받아들여 징역 4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감안하면 1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상고를 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