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核루비콘 강 건넌 북한에 대처하는 방법

  • 등록 2013-02-14 오전 6:00:00

    수정 2013-02-14 오전 6:00:00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핵(核)루비콘강을 건너고 말았다.

북한은 주변국 만류에도 지난 12일 핵실험을 실시했다. 이는 지난 2006년, 2009년에 이어 3번째 실험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에서도 ‘전가(傳家)의 보도(寶刀)’로 여겨온 벼랑끝 외교전술(diplomatic brinkmanship)을 마음껏 발휘했다.

핵실험 택일도 치밀했다. 요즘 시쳇말로 ‘일타이피’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한 차례 국정전반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연두교서 발표(한국시간 13일 오전)와 박근혜 정부 출범(25일)을 앞두고 핵실험을 통해 북한 내부를 결속하고 국제적으로 북한의 몸값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북한은 또 3차례 핵실험을 통해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 핵 보유국의 수순을 밟게 됐다. 북한이 체제유지를 위한 유일한 생명줄로 여기고 있는 핵무기가 완성되어 가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북핵시설 정밀타격이라는 초강경론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펼친 외교적 노력이 공염불(空念佛)에 그쳤기 때문에 군사적 옵션으로 북핵시설을 제거하는 얘기다.

미국은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때에도 F-117 스텔스 폭격기와 토마호크 미사일 등으로 영변 핵시설을 정밀폭격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북한과의 제네바 합의가 이뤄지면서 이 계획을 취소했다.

북핵시설 정밀타격론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점은 북한 핵시설 타격이 국지전에 그치지 않고 남북한간의 전면전으로 치닫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면전이 발생하면 수많은 인명 희생은 물론 6.25 전쟁의 아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의 찬사를 들으며 일궈낸 경제발전이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한다. 또한 북한 핵시설 파괴에 따른 대규모 방사능 유출로 자칫 한반도가 사람이 생존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은 무엇일까.

북한이 지금껏 핵무기 벼랑끝 외교를 펼치며 줄기차게 요구해온 미국과의 수교를 외곽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나온 9·19 공동성명에는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그 대가로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 경제지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등 서구진영과 국교를 맺어 ‘정상적인 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는 북한체제를 개방시켜 국제사회로 이끌어내고 경제재건과 핵 포기의 길로 나아가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이 여의치 않다면 북한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의 핵 억제력을 갖추는 수 밖에 없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지난 1992년 남북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휴지조각이 된 이상 미국 전술핵을 다시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 하다.

북핵 문제는 우리 민족의 생존권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다.

대통령 취임을 불과 10여일 앞둔 박근혜 당선인이 북한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신뢰프로세스’ 정책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 민 구

gentle@/글로벌마켓부장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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