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내정자, 새판짜기 어디까지

  • 등록 2014-02-04 오전 1:00:00

    수정 2014-02-04 오전 1:00:00

작년 7월 9일 포항 남구 장흥동 제철세라믹을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포스코 권오준 사장. 포스코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 내정자가 ‘새판짜기’를 위한 구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혁신의 칼을 빼든 그가 어디까지 기존 포스코의 환부를 드러내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3일 포스코(005490)에 따르면 권오준 차기 회장 내정자는 최근 현안 과제 및 업무 파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 내정자는 설 연휴 직전인 지난달 29일 경영 전반을 쇄신할 태스크포스(TF) ‘혁신 포스코 1.0’을 40명으로 구성하고 △철강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확보 △재무구조 개선 △경영 인프라 4팀으로 나눠 현안 문제를 분석하고 있다.

TF에 속한 직원들과 관련 부서는 설 연휴도 반납하고 준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응규 부사장이 실무 총괄을 맡고 있는 TF는 오는 5월까지 활동할 예정이다. 권오준 내정자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업무보고를 받는다. 앞서 그는 포스코 쇄신안과 관련 “신성장 동력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내부에서는 그가 기술전문가이지만 포스코의 재무구조를 우려하는 외부시선 등을 감안해 재무구조 혁신에 가장 먼저 손을 댈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포스코는 지난 5년 동안 급속도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매출은 2007년 31조에서 작년 61조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7조원 수준이던 것이 3조원 대로 밑으로 떨어지며 반토막났다. 반면 2007년에 23개이던 계열사가 2012년에 70개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로 인해 2008년 18조원대이던 부채는 작년 말 38조원으로 2배로 불어났고, 같은 시기 영업이익률은 17.2%에서 4.8%로 줄어들었다.

2007년까지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고집했던 포스코의 부채가 늘고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 평가 기관은 3~4년 연속 포스코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세계 철강 경기가 얼어붙은 탓도 있지만 사업다각화에 역점을 두면서 계열사의 부실까지 떠안게 됐고, 정착 차기 먹거리인 기술개발에는 집중하지 못해 기초체력만 허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권오준 내정자가 내놓는 청사진 속에는 단기적으로 방만한 부실 계열사를 보다 신속하게 정리하고, 장기적으로는 신기술·신소재 개발에 역점을 둔 쇄신안이 골격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오는 3월 단행하는 조직 개편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포스코는 기획·재무, 기술, 성장투자사업, 탄소강사업, 경영지원, STS사업 등 6개 사업부문과 2소(포항제철소·광양제철소), 3본부(마케팅본부·CR본부·원료본부)로 구성돼 있다.

현재 기술부문장을 맡고 있는 권 내정자는 신기술·신소재 개발과 마케팅에 힘을 싣는 개편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권 내정자가 ‘조직안정’에도 무게를 두고 있어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준식 사장(성장투자사업부문장)과 박기홍 사장(기획·재무부문장) 등의 유임 가능성이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이 때문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의 지원 속에 깜짝 등장한 그의 혁신안 속에 큰 폭의 ‘인사 물갈이’가 포함되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권 내정자는 최근 본인의 형제와 친척·지인 등에게는 재임기간 포스코 인근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각종 청탁이나 민원을 척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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