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진대로 김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의 동향(경남)이면서 모교인 부산상업고등학교 7년 후배다. 김 사장과 노 전 대통령이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은 김 사장이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하면서부터다. 김 사장은 1995년 부산시장 선거, 1996년 국회의원 선거(서울 종로)에서 잇따라 낙선한 노 전 대통령을 깍듯이 모셨다.
김 사장은 노 전 대통령을 국민은행 노조의 고문변호사로 선임하고 매월 300만원가량의 자문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은 고향·고교 후배인 김 사장에게 신세를 지게 된 셈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김 사장은 가족모임을 가질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2003년 노 전 대통령은 제16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김 사장 역시 본점 검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그 이듬해에는 HR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파격적인 승진이었다. 지점장에서 지역본부장을 거쳐 임원(부행장)으로 발탁되는 의례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으로서도 매우 드문 경우다. 이에 또다시 주변에선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후 김 사장은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KB부동산신탁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며 승진가도를 달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 김 사장이 KB금융 회장 후보로 오른 것만으로도 주목받을 만한 이슈인데 탈락한 후보가 다시 계열사 부회장으로 영입된다는 것은 꺼림칙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노 전 대통령과 김 사장의 돈독했던 관계를 생각한다면 이번 부회장 영입은 ‘낙하산 인사’ 보다는 ‘보은 인사’라는 프레임에 가까워 보인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에 칼 끝을 겨누는 미묘한 시점에 수많은 금융회사중 KB에 부회장직이 신설되는 연유에 고객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