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 신호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특수 가스가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증권가에선 비중 확대를 권하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00원(0.28%) 상승한 7만2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500원(0.41%) 오른 12만35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들어 각각 7.92%, 5.73% 하락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두 회사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부진이 예상보다 짧을 것이라는 분석에 주가가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연초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과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한국 증시 전반이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역시 8개월째 보합을 유지하고 있지만 키옥시아 원재료 오염 사고가 터지면서 향후 공급 부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염된 낸드플래시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한 달 치 생산량에 달한다.
다만 증권가에선 특수가스가 메모리 생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데다 재고량이 충분해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네온가스의 경우 포스코(005490)에서 일부 국내 생산도 가능하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도는 다른 산업 및 다른 국가 반도체 산업과 비교할 때 오히려 낮은 편”이라며 “전쟁이 장기화하지 않는 한 심각한 우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업종이 성장주와 가치주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어 금리 인상기에도 선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메모리 주가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도 업황의 싸이클에 따라 상승을 보였다”며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서 반도체주를 기피하는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