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심신미약’ 면죄부 안돼”…범인이 받은 형량은 [그해 오늘]

  • 등록 2023-10-20 오전 12:02:00

    수정 2023-10-20 오전 12:02:0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18년 10월 2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라는 청원이 게시된 3일 만에 60만 명을 돌파했다. 결국 해당 청원은 청원인 120만 명이라는 최다 기록으로 마감되며 많은 이들의 공분을 자아냈다.
2018년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저지른 김성수.(사진=연합뉴스TV 화면 캡처)
당시 청원인은 “21세의 알바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흉기에 수차례 찔려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피의자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또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하는가”라며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해달라”고 강조했다.

당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은 같은 해 10월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손님이었던 김성수(당시 29세)가 아르바이트 직원이었던 신 씨(당시 20세)의 얼굴과 목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사건 당일 김성수는 PC방에 들어오며 신 씨에 “자리가 너무 더럽다”고 지적했고 이후에도 김성수가 자리에 앉아 게임을 하다 지자 신 씨에 “게임에서 졌으나 1000원을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신 씨가 이를 거절하자 말다툼으로 번졌고 이 자리에는 김성수의 동생도 함께였는데, 이들은 서로 경찰에 상대방이 위협을 한다며 신고를 했다. PC방에 도착한 경찰은 단순 분쟁으로 판단해 김성수와 동생을 현장에 두고 떠났으나 문제적 사건은 이후에 일어났다.

김성수는 300m 가량 떨어진 자신의 집으로 달려가 흉기를 갖고 와 신 씨를 때려 넘어트렸다. 이후 신 씨를 향해 80여 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성수가 흉기를 휘두를 당시 김성수의 동생이 피해자의 팔을 붙들고 있던 CCTV 화면도 공개돼 논란이 됐으나 경찰 측은 싸움을 말리려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기존의 주장을 뒤덮고 동생을 공범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종적으로 동생에게는 ‘혐의점이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사진=JTBC ‘사건반장’ 화면 캡처)
김성수의 가족은 경찰에 그가 우울증 약물을 복용했다는 진단서를 제출했다. 그러자 ‘심신미약’을 노리는 것이라는 비난에 직면했고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도 가장 많은 인원이 청원에 동의하면서 이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후 10월 22일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김성수에 대한 정신 감정을 지시했고 그는 공주 치료감호소로 이송됐다. 아후 11월 15일 정신감정 결과 김성수는 사건 당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었다고 판명됐다.

이에 따라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의 의지와는 달리 1심 재판부는 “반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를 저지른 적이 없다”며 김성수에 징역 30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이후 김성수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로 항소했고 검찰도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이유로 항소했고, 2019년 11월 27일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김성수의 잔혹성은 피해자 신 씨의 담당의였던 A씨가 남긴 글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담당의 A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처음엔 사건에 대해 함구할 생각이었다. (신 씨는) 침대가 모자랄 정도로 키가 크고 체격이 좋았다. 더이상 묻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투성이였다. (중략) 인간이 인간에게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상처) 하나하나가 형태를 파괴할 정도로 깊었다”며 잔인했던 김성수의 범행을 짐작케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김성수)가 우울증에 걸렸던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에게 칼을 쥐여주지 않았다”며 “그것은 그 개인의 손이 집어 든 것이다. 오히려 이 사건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심신미약자의 처벌 강화를 촉구하는 것이라는 게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라는 심정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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