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브랜드명 러시앤캐시)가 지난 4일 가교저축은행(예주·예나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시장에서는 ‘드디어 최윤(사진) 회장의 꿈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9전 10기의 도전 끝에 숙원이었던 제도권 진입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최 회장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제도권 금융사인 저축은행 인수를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등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고 카드업계 진출 등을 통해 ‘종합소비자금융그룹’을 만들겠다는 진짜 ‘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러시앤캐시는 이번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대부업과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등이 포함된 서민금융업계 내 두 분야에서 ‘강자’로 자리 잡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10여 년 동안 대부업계에서 축적해 온 신용대출 심사 시스템을 통해 중금리 대출을 내놓는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존 저축은행들은 신용대출 분야에서 러시앤캐시에 비해 취약한 게 사실”이라며 “저축은행 업계에 끼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등 제도권 금융사들이 포진해 있는 남자 프로배구단 창단에 성공하고, 올 5월쯤 신한은행 본점과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이 들어서 있는 남대문 대한상공회의소회관으로 이사하는 모습 역시 최 회장의 목표를 잘 설명해준다. 다만 최 회장이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대부업체 출신인 데다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지만 ‘일본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과 제도권 금융사 경영은 다른 점이 많다”며 “저축은행 업계에서 어떻게 신뢰를 쌓아갈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