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증철'된 서울 지하철.. 잡상인·취객에 몸살

1~8호선 무질서 행위..하루 평균 791건 적발
고발·과태료 극히 일부
지하철 보안관·CCTV 확충해야..적극적인 단속 필요
  • 등록 2014-11-03 오전 5:00:00

    수정 2014-11-12 오전 8:36:06

서울 지하철 2호선은 하루 평균 200만명에 달하는 승객들이 이용, 출퇴근시간대면 항상 인파로 넘쳐 지옥철로 불리기도 한다. 사진은 출근시간대 신도림역 풍경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정민 고재우 기자]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에서 2호선을 타고 종로에 있는 회사로 출퇴근하는 이승호(38)씨. 지옥철로 불리는 신도림역 인파 사이로 좌판을 펼치는 잡상인들과 통행로까지 물건을 쌓아놓고 호객 행위에 나서는 역내 점포 주인들을 보면 출퇴근길 짜증이 더한다.

이씨는 “먹고 살려고 힘들게 나왔겠지만 가뜩이나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시간대에 역 통행로에서 물건을 파는 행위는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3년차 직장인인 김선영(27·여)씨는 무리를 해서라도 차를 한 대 구입할 생각이다. 김씨는 최근 부서 회식을 끝내고 밤늦게 귀가하던 중 지하철에서 취객에게 성희롱을 당했다. 승객이 드문 객차안에서 이 취객은 바로 김씨 옆에 붙어 앉아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가 하면, 다리를 부딧쳐 오기도 했다.

김씨는 “놀래서 다른 칸으로 옮겼더니 따라왔다. 집에서 아직 한참 먼 역에서 내리는 데도 혹시 따라내릴까봐 무서웠다”며 “주변에 물어보니 지하철에서 성희롱을 안 당해본 친구나 동료가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루 700만명에 달하는 승객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 서울 시민들의 발인 지하철이 잡상인, 취객 등 무질서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숙한 시민의식과 함께 무질서 행위을 근절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1~8호선 무질서행위 적발 일평균 800건 육박

2일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 현재 1~8호선 노선내 물품판매 행위, 불법광고, 흡연 등 부질서 행위 적발 건수가 22만616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91건 수준이다. 시민 불편신고 등으로 이뤄지는 단속이 상당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발생하는 무질서 행위는 적발 건수의 수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무질서 행위 적발 건수와 유형은 노선별로 편차가 크다. 서울메트로는 올들어 9개월 동안 20만336건의 무질서 행위를 적발한 반면 도시철도공사는 2만5825건에 그쳤다. 노선별로는 4호선이 6만8144건으로 가장 많았고, 2호선이 6만7667건으로 뒤를 이었다.

무질서 유형은 메트로는 ‘취객’(7만287건)이, 도철은 ‘불법광고’(8488건)가 가장 많았다.

서울 지하철 관계자는 “서울 도심을 관통하는 1~4호선은 평균 이용승객 뿐 아니라 심야시간에도 많은 승객들이 이용하는 탓에 시 외곽을 순환하는 5~8호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질서 행위가 자주 발생해 적발 건수도 많다”고 멀했다. 서울메트로는 하루 평균 400여만명, 도시철도공사는 260만명 가량이 이용한다.

적발건수에 비해 고발 및 과태료 부과 건수는 도시철도공사가 월등히 많다. 서울메트로는 고발 및 과태료 부과건수가 전체 적발 건수의 1.40%(2810건)에 그친 반면 도시철도공사는 24.8%(6398건)이나 됐다.

“지하철 보안관·CCTV 늘려야”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2011년 ‘지하철 보안관’ 제도를 도입 현재 148명(서울메트로 79명, 도시철도공사 69명)을 운영 중이다. 지하철 보안관은 CCTV 설치와 함께 지하철내 무질서 및 범죄행위 예방 및 단속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서울메트로는 하루 평균 200만명이 이용하는 2호선내 질서 유지를 위해 전체 지하철 보안관의 절반이 넘는 40명을 투입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신형 차량 전동차 38량에 총 712대의 차량내 CCTV를 설치하기도 했다.

가정주부 이수희(41·가명)씨는 “다른 승객이 불평을 해도 큰소리로 전도하던 사람이 지하철 보안관이 오자 자리에 앉아 조용히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지하철 보안관이 많아지면 지하철을 보다 안심하고 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하철 관계자는 “제복을 착용하고 역사와 차량을 순찰하는 것만으로도 경각심을 심어줘 범죄나 무질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도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현재로서는 인력 확충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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