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시원한 술을 마시며 더위와 갈증을 해소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여름철인 6~8월에 겨울 등 다른 계절보다 맥주 판매량이 20~30%가량 증가한다. 그러나 술로 갈증을 달래다간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차가운 술이 직접적으로 감각세포를 자극해 마시는 순간에는 더위가 사라진 것 같지만 이는 단지 느낌일 뿐”이라며 “오히려 알코올의 열량에 의해 열이 발생해 체온이 올라가고 분해과정에서 수분이 손실돼 갈증을 심화 시켜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전용준 원장은 “불쾌지수가 올라가거나 갈증을 느낄 때마다 술을 찾게 되면 습관화돼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적당량의 술은 알코올이 뇌의 쾌락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기분이 좋아지게 만들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알코올에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찾게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 이러한 상태에서 알코올의 이뇨작용까지 더해지면 미네랄, 전해질 등과 함께 몸속 수분이 다량 배출돼 탈수 현상이 더 심해진다. 심각할 경우 탈수증으로 이어져 현기증,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탈진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또한 여름철 음주로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중알코올농도가 급격히 상승해 취기가 빨리 오르고 혈액이 끈끈해져 동맥경화나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