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유시민 이어 장관 '언어 품격' 저격, 번지수 틀렸다" (전문)

  • 등록 2020-06-28 오전 1:25:30

    수정 2020-06-28 오전 10:27:4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공개 비판한 것과 관련해 ‘품격’ 논란이 일자, “번지수가 틀렸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추 장관은 지난 27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문제는 ‘검언유착’이다.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 감독하는 법무부 장관을 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이냐”며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추 장관이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주최 초선의원 혁신포럼 강연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위증교사 진정 감찰 사건을 윤 총장이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장관의 지시를 사실상 묵살한 것이라며 강력 성토한 데 대해 논란이 이어지자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당시 추 장관은 “이 사건을 대검찰청 감찰부에서 하라고 지시했는데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에게 내려보내고 대검 인권부장이 (총괄해) 보라고 하며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며 “(윤 총장이) 장관 말을 들었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해서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며 “말 안 듣는 검찰총장과 일해 본 법무부 장관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전반적으로 표현이 너무 저급하고 신중치 못하다”며 “전형적인 꼰대 스타일”이라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기도 했다.

추 장관은 이러한 논란에 대해 “같은 당 선배 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편한 자리에 말 한마디 한마디의 엄숙주의를 기대한다면 그와 달랐던 점을 수긍하겠다”고 썼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그 품격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아닐까 한다. 검사는 기획수사를 하고 수감 중인 자를 수십 수백 회 불러내 회유·협박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재판받기도 전에 이미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이제까지의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슬기로운 의원생활 행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 장관은 언론과 검찰에 대해 “그동안 언론은 특정 검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검사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해왔다”며 “그런 여과 없는 보도 경쟁이 예단과 편견을 생산하고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인권이 여지없이 무너졌다”고 했다.

추 장관은 한명숙 사건 수사 관련 지휘가 단순 공문으로, 법률지휘로 볼 수 없다는 한 언론의 보도에 대해 “이상한 지적의 의도를 헤아리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장관 지휘는 여러 차례 있었다. 공문으로도 하고 기관 간 존중을 고려해 공문에 다 담기보다 전화로 보완 설명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추 장관이 SNS에 남긴 글 전문이다.

문제는 ‘검언유착’입니다. 장관의 언어 품격을 저격한다면 번지수가 틀렸습니다.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하여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검찰 업무를 지휘감독하는 법무부장관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언론의 심기가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입니까?

장관의 정치적 야망 탓으로 돌리거나 장관이 저급하다는 식의 물타기로 검언유착이라는 본질이 덮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장관의 지휘는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공문으로도 하고 기관 간의 존중을 고려해 공문에 다 담기보다 전화로 보완 설명도 했습니다.

장관의 지휘가 단순 공문이므로 지휘라 볼 수 없다는 언론의 이상한 지적의 의도를 헤아리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습니다.

같은 당 선배의원이 후배 의원들에게 경험을 공유하는 편한 자리에 말 한 마디 한 마디의 엄숙주의를 기대한다면 그 기대와 달랐던 점 수긍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품격보다 중요한 것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이 아닐까 합니다. 검사는 기획수사를 하고 수감 중인 자를 수십수백회 불러내 회유 협박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이를 언론에 알려 피의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재판받기도 전에 이미 유죄를 만들어버리는 이제까지의 관행과 과감히 결별해야 합니다.

그동안 언론은 특정 검사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검사가 불러주는 대로 받아쓰기 해왔습니다. 그런 여과 없는 보도 경쟁이 예단과 편견을 생산하고 진실을 외면함으로써 인권은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검사가 없다고 언론의 단독과 특종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관행과 결별해야 합니다. 이것이 개혁입니다. 개혁을 위해서라면 저 한 사람 희생당하는 건 두렵지 않습니다. 무엇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고 어느 방향으로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바로 보아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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