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된 男, 정자 수 절반으로 준다"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남성은 생식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센터의 딘 아데르카 박사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 이후 30일이 경과한 뒤 생산되는 정자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 대상자들은 감염된 지 한 달 만에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정자 운동성은 정자가 난자를 향해 헤엄쳐 가는 유영 기능이다.

특히 중증환자가 아닌 경증 환자도 정자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뿐만 아니라 연구팀이 코로나로 사망한 남성 12명을 분석한 결과 정자의 13%에서 코로나가 검출됐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생식 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ACE2 수용체가 고환의 세르톨리 세포와 라이디히 세포에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르톨리 세포는 정자의 성숙을 돕고 라이디히 세포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와 관련 미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환을 부어오르게 한다는 케이스 보고(case report)가 발표된 일이 있다. 평소 건강한 37세 남성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후 5일이 지나자 고환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고 일주일 후에는 고환에 통증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정자가 성숙하는 데는 70~75일이 걸리기 때문에 코로나에서 회복돼도 2개월 반 정도는 정자의 생식력이 떨어질 수 있다”며 “손상된 정자의 기능이 회복되는지 영구적인지는 아직 알 수 없어서 환자들이 회복한 후 6개월과 1년 차에 다시 검사해서 정자의 기능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신과 불임’(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