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카뱅 대박' 우본 보니…공무원이 140조 굴린다

자산 규모 국민연금 이어 2위 기관투자자
안정성 중시…주식·채권·대체투자 비중 적어
공무원이 운용 업무…경력 채용 난항 겪기도
  • 등록 2021-09-13 오전 5:00:00

    수정 2021-09-13 오전 5:00:00

[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우정사업본부(우본)는 최근 카카오뱅크(323410)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대박’을 터뜨리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주요 기관투자자지만, 운용 부서에 공무원이 근무하며 수익성과 안정성 가운데 후자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우정사업본부)
안정성 중시 우본, 운용인력 상당수는 공무원

이달 초 우본 예금사업단은 카카오뱅크 지분 블록딜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냈다. 지난 1일 장 마감 후 수요예측에 나섰고 보유 주식 1368만383주(2.9%)를 팔았다. 1000억원을 투자해 1조1000억원에 팔면서 10배에 달하는 수익을 거둔 것이다.

우본은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예금사업단이 83조1130억원, 보험사업단이 58조2923억원 등 1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다. 운용자산 기준으로는 국민연금(약 900조원)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연금과 함께 국내 3대 연기금으로 불리는 공무원연금(약 8조원)이나 사학연금(약 24조원)보다도 규모가 크다.

다만 우본은 여타 기관투자자들과 달리 자산운용 인력의 상당수가 공무원이라는 특징이 있다. 기관투자자가 일반적으로 민간에서 경력을 쌓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영입하는 것과 달리 우본 예금사업단장과 보험사업단장은 대개 공무원이다. 순환보직이다 보니 전문성을 쌓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자금 특성상 대체투자 비중이 적고 기금운용의 안정성을 특히 중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자산 가운데 국내외 주식·채권·대체투자 자산에 투자하는 비중은 예금 자산의 경우 30% 미만, 보험 자산도 3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적은 편이다.

예금자산은 언제든지 고객들이 맡긴 돈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하고 보험 역시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국공채나 우량 회사채 등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자금을 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우본의 설명이다. 수익률은 예금이 2018년 1.46%, 2019년 4.02%, 2020년 4.59%였고, 보험도 2018년 1.57%, 2019년 5.33%, 2020년 5.86% 등으로 한자리수에 그치고 있다.

전문인력 뽑으려 해도…지원자 없어 난감

우본의 자산운용 전문성 문제는 과거부터 꾸준히 지적돼 왔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16년 우본 전문성 제고를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우본이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고 기금운용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우본이 연구용역 결과를 무마하려고 시도한 정황 등이 과기정통부 감사 결과 밝혀지기도 했다.

물론 우본 역시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관련 경력을 쌓은 전문가를 영입하려는 시도에 나서고 있다. 자산 규모가 커진 데다가 자금운용계획상 수익률을 위해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인력 영입 역시 처우 문제 등으로 수월하지는 않다.

실제로 올해 우본은 예금과 보험 모두에서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전문분야 경력직 채용 공고를 내고도 마땅한 지원자를 찾지 못해 재공고에 나서기도 했다. 채용 분야는 자산 리스크 관리와 전략·전술적 자산배분, 국내외 대체투자 자산의 관리 현황 분석 등이었다.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거나 경력이 2~3년 이상 있어야만 지원이 가능한 자리였는데, 우본 소속으로 비수도권 지역(세종시)에서 근무해야 하고 공무원 조직에 소속되어야 하는 특수성 등이 단점으로 작용한 것이다. 결국 우본은 재공고 끝에 필요 인력을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산 규모가 커지면 현재 운용 인력들이 각자 맡고 있는 자산 규모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전문성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럴 만한 경력이 있는 사람이 우본에서 일할 만한 유인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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