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빌라왕 배후 범죄조직 의혹 , 철저 수사로 진상 밝혀야

  • 등록 2023-01-03 오전 5:00:00

    수정 2023-01-03 오전 5:00:00

빌라왕 사건 배후에 범죄조직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빌라는 연립주택과 다세대주택 등 소규모 공동주택을 말한다. 지난해 10월 가구 기준으로 빌라를 1139채나 보유한 속칭 빌라왕 40대 김모씨가 갑자기 사망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의 죽음으로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유사한 대량임대업자가 그 말고도 많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주목됐다. 더 큰 문제는 행적에 비추어 그들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배후 범죄조직의 하수인일 개연성이 높다는 데 있다.

갑자기 숨진 대량임대업자는 김모씨 외에 최근에 알려진 사례만 2명 더 있다. 2021년 7월 빌라 200여채를 보유한 40대 정모씨가, 지난해 12월에는 빌라 수십 채를 보유한 20대 송모씨가 각각 갑자기 사망하면서 임차인 피해가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셋 가운데 김모씨와 정모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것 같은데도 공교롭게 서울 강서구 소재 동일 건물 내 빌라 16채 가운데 15채를 같은 날 나눠 매입했다. 김모씨와 송모씨도 부천시 소재 동일 건물 내 빌라를 비슷한 시기에 나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정모씨는 사망 당일에 빌라 4채를 사들이고 등기 신청을 했을 뿐 아니라 사망 닷새 후 전세보증보험 신청서에 전자서명까지 했다. 배후 범죄조직의 존재를 배제하고는 이해되지 않는 행적이다.

빌라왕 사건은 대규모 전세사기의 일각이 드러난 것이다. 보증금으로 받은 돈으로 빌라를 추가로 사서 전세를 놓는 행위를 되풀이해 대량임대를 하는 방식이어서 폰지 사기와 유사하다. 이는 전셋값 상승기에는 무한반복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셋값 하락기에는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지면서 임차인들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보증금을 100건 이상 반환하지 못한 악성 임대인이 지난해 11월 말 현재 빌라왕 김씨를 포함해 10명이 넘는다.

이보다 더 중대한 민생사범이 있을까 싶다. 피해 임차인 중에 2030세대가 3분의 2를 넘는다는 사실이 심각성을 더한다. 경찰이 전면 수사에 착수했다고 하니 철저한 수사로 전세사기를 발본색원하기 바란다. 특히 배후 범죄조직을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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