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최근 대학원 입학을 결정한 취업준비생 A씨(32·여)는 대한항공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객실승무원으로 채용돼 2년간 일했지만, 정규직 전환에 실패하면서 졸지에 `백수`가 됐기 때문. 그는 "내 실력이 부족해 떨어진 것이지만 2년동안 토익 점수는 사라졌고 면접에 대한 감도 없어졌다"며 "차라리 입사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14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비정규직은 9월말 기준으로 2648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1만8347명)의 14.4%가 비정규직인 것. 이는 1.6%가 비정규직(1659명)인 삼성전자는 물론,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의 7.7%, 제주항공 1.1%보다 훨씬 높다.
비정규직이 늘어난 첫번째 이유는 채용 확대다. 대한항공은 신규 항공기 도입과 함께 승무원 채용폭을 넓혔다. 하지만 지상직 승무원을 외주, 혹은 비정규직으로 돌리는 것도 만만찮은 영향을 미쳤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수익성을 위해 되도록 비정규직만 뽑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점차적으로 비정규직이 맡는 업무가 많아지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현재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 감소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말 정부, 여당은 공공 부문 비정규직 9만7000명에 대해 정규직에 준하는 고용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의 고용 안정 정책이 민간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 정부 발표가 나오자마자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반발한 것도 그만큼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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