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서울 주요 대학 사이에서는 정부의 눈 밖에 나지 않고, 최소한의 성의를 나타낼 수 있는 선으로 ‘4% 감축안’이 제시돼 왔다. 교육부는 오는 28일 사업 신청을 마감하는 대학(수도권·지방) 특성화사업에서 정원 감축 4%부터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원을 줄인다면 가산점을 받는 선까지 줄이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대학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정원 감축에 따른 재정 수입 감소다. 서울 주요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750만~850만원 수준이다. 예컨대 정원 4%(193명)를 줄이기로 한 경희대의 경우 한 해 등록금 수입에서만 14억7259만원이 줄어든다. 경희대의 연간 등록금은 736만원으로 주요 대학 중 등록금이 싼 편이다.
어느 학과에서 정원을 줄일 것인가도 ‘뜨거운 감자’다. 이는 정원 감축 비율을 정하는 일보다 더 어려운 문제다. 최근의 학과 개편을 둘러싼 대학가의 갈등도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정원 감축이 곧 동문 수 감소로 이어져 대학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B대학 관계자는 “정원을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동문 수를 줄이는 일”이라며 “요즘 동문들은 대학이 발전기금 등을 모금하는 데 있어 없어선 안 될 존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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