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민심르포-서울]‘소통’과 ‘포부’…서울민심의 선택은 누구

  • 등록 2014-05-19 오전 6:01:00

    수정 2014-05-19 오전 10:23:31

새벽을 맞이하는 서울 노량진수산시장. 선거철이면 후보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다. 박원순 후보는 지난 16일 새벽 이곳을 찾았고, 정몽준 후보도 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난 3월 방문했다. 사진=채상우 기자


[이데일리 이도형 정다슬 고재우 채상우 기자] 서울시장 선거전에 뛰어든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는 18일 두 번 마주쳤다. 두 후보는 아침 국민체육생활등산대회에서 나란히 앉았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화문광장에서도 얼굴을 맞댔다. 두 후보는 비슷한 장소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방문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새벽에 박 후보가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하자 오후에 정 후보는 노량진에 있는 한 경찰학원을 방문했다.

선거기간동안 후보들의 동선은 웬만하면 마주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후보등록 후 맞이한 첫 주말에 그 불문율이 깨졌다. 그만큼 두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뜻이다. 이데일리 기자들이 취재한 서울시민의 민심도 그러했다.

세대별로 갈리는 민심…키는 ‘40대’

서울시민의 민심은 세대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명확히 갈렸다. 2030세대의 젊은 층은 박원순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오승준(27)씨는 “박 후보가 소통을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민교(32)씨도 “박 후보가 임기 동안 시민들이 알게 모르게 한 것이 많아 오히려 한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2030세대에서 정 후보를 압도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시사저널과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5월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500명/유무선 RDD/ 표본오차 95% ±4.4%p) 박 후보는 20대에서 68.3%, 30대에서 71.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정 후보(21.6%, 17.0%)보다 각각 46.7%포인트, 54.0%포인트 앞섰다.

전통적으로 여당 지지세를 보이는 5060세대는 정몽준 후보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같은 조사에서 정 후보는 50대에서 56.9%, 60대 이상에서 56.8%가 지지함에 따라 박 후보(33.8%, 20.0%)보다 각각 23.1%포인트, 36.8%포인트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안모(51)씨는 “정 후보가 시스템적으로 많이 활동했으니까 잘 꾸려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파구 방이동에 산다는 채수옥(50)씨도 “서울시장은 뭘 하겠다는 큰 포부가 있는 사람들이 좋다”며 “경제성장으로 지역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세대와 5060세대로 뚜렷이 지지층이 나뉘면서 40대가 열쇠를 쥐고 있는 양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사건으로 희생된 고등학생의 부모세대 또래인 40대가 여당 반대성향으로 돌아서면서 전체 여론조사에서도 영향을 끼치는 형국이다. 여기에 정 후보 아들과 부인의 구설수까지 얽혔다. 이런 상황이 겹치면서 세월호 참사 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정 후보에 비해 10~20%포인트 가량 앞서고 있다.

택시를 모는 김현준(47)씨는 “아들이 아직 중학생이라서 세월호 참사가 남 일 같지 않다”며 “정 후보 아들도 그렇고 부인도 그렇고, 이럴 때 평상시 가정의 사고가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부정적 의사를 보였다.

‘세월호 구설수’에 오른 朴지지… 무당층 선택이 변수

전통적 여당 지지층이라는 강남권에서도 여당 후보에 대한 비판이 엿보였다. 서초구에 산다는 김전희(46)씨는 “최근 강남지역 40대 여성들이 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는 것은 세월호 참사 때문”이라고 말했다. 잠실에 산다는 조민영(21)씨도 “‘정치인들이 우리들을 의식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지하철 사고 당시 박원순 후보에겐 느꼈는데 세월호 참사 때 박근혜 대통령에게선 못 느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지지율만으로 박 후보의 승세를 쉽게 점치기는 어렵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로 박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실망의 감정은 드러냈지만 그것이 꼭 야당의 지지세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김점순(53)씨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똑같다”며 “야당의 지지율이 높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여론조사상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20%에 달하는 무당파 지지층이 투표장에서 누구를 선택할 지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시민 중 일부는 지지후보에 대해 ‘말해 줄 수 없다’며 본심을 내비치지 않았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론조사에 제대로 응답을 안 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의견이 사회적 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보는 쪽이 있을 수 있다”며 “지금 여론조사에 비해 여야 간극이 좁아진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연합 후보가 18일 북한산에서 열린 서울시장기 국민생활체육등산대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사진=채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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