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RNA의 한 종류인 마이크로RNA(miRNA)는 전령RNA와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세포 운명에 영향을 미친다. 실제 발생과 세포분화, 세포사멸 등에서 핵심역할을 한다. 만약 miRNA의 생성과 작동에 이상이 생기면 암 등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miRNA를 만드는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를 완전히 규명해 miRNA 이해에 한층 다가서게 됐다.
|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의 기능 해부도. 한 분자의 드로셔와 두 분자의 DGCR8이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이룬다. 드로셔는 RNA를 자르는 효소역할을 하고 하단분기점도 인식해 절단할 위치를 측정하는 가늠자 역할도 한다. DGCR8은 드로셔를 안정화하고, 상단분기점을 인식해 miRNA 1차 전구체(pri-miRNA)의 절단효율을 높여준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
|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의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교수)과 우재성 연구위원은 miRNA를 만드는 ‘드로셔-DGCR8 단백질 복합체’(일명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구성과 기능을 밝혔다고 2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생물분야 국제 학술지 ‘셀’(Cell)의 29일자 온라인에 실렸다.
김 단장은 2002년 miRNA 생성과정을 밝혔고 2003년에는 생성물질인 드로셔 단백질 복합체를 처음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번에는 드로셔-DGCR8 단백질의 대량정제에 성공해 각 부위의 기능을 명확히 밝혔다.
| 우재성 IBS RNA연구단 연구위원 |
|
연구팀에 따르면, 단백질 복합체는 1개의 드로셔와 2개의 DGCR8 분자로 구성돼 있다. 드로셔는 miRNA의 재료물질(miRNA 1차 전구체)의 하단부분을 인식한 뒤 절단위치를 찾아 자르는 재단사 역할을 한다.
파트너인 DGCR8은 상단 부분을 인식해 드로셔가 정확한 절단부위를 찾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우재성 연구위원은 “앞으로 miRNA를 활용해 특정유전자를 통한 단백질 합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면 암이나 유전질환 등의 치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논문제목은 ‘인간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능 해부’(Functional anatomy of the human Microprocessor)이다.